함경북도 수해 피해 복구 현장을 다룬 경희극, 북부전역

올해 3월 북한 주민들 사이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화제가 된 연극이 있다.

바로 ‘북부전역’이라는 경희극이다.

경희극은 일종의 ‘희극’으로 “해학을 기본으로 하여 인물의 부정적인 측면을 가벼운 웃음으로 비판하는 극”이다.

‘북부전역’은 작년 8월 말 있었던 함경북도 수해 피해 복구 과정에서 주민들과 수해복구’전투’에 참가한 군인들 간의 ‘미풍’을 경쾌하고 흥미있게 그린 연극이다.

youtube 캡처.

작년 가을 함경북도 수해는 ‘해방 후 대재앙”으로 불릴 정도로 그 정도가 참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군인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돌격대는 60여 일 만에 1만 9천 세대의 살림집을 완공했으며 정부는 ‘열쇠만 가지고 들어가면 되는’ 정도로 살림살이까지 모두 마련해주었다고 한다.

완공된 주택단지 앞에 모인 주민들. 출처 : 인터넷.

3월 13일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평양국제영화회관에서 영화예술인들이 출연하는 경희극 ‘북부전역’ 공연이 관람자들 속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련일(연일) 진행되고 있다”고 이 연극을 소개했다.

통신은 연극이 “희극적이면서도 정극적인 양상을 잘 배합하고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는 조선(북한)식 경희극의 특성을 뚜렷이 살린 것으로 하여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을 주고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북부전역’은 평양국제영화제 최우승상 수상 영화 ‘우리집 이야기’의 주인공 리정아 역할을 맡았던 백설미 씨가 도입부 나레이션을 맡았다.

백설미 씨는 60여일간의 수해복구과정이 “이 세상 어느 나라도 가질래야 가질 수 없고 흉내낼래야 흉내낼 수 없는 인민 사랑의 60여일”이었다고 해설하고 연극은 시작한다.

수해피해 자료 영상이 흘러나오고 평양에서 출발한 구호물품 직승기가 화면으로 등장하면서 복구활동에 참가할 군인들이 현장에 도착한다.

철길이 다 막힌 조건에서 어렵게 피해현장에 도착한 군인들은 참혹한 피해로 눈물을 흘리는 주민들과 함께 부둥켜 안는다.

Youtube. 캡처.

김정은 위원장은 당시 8월 27일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려명거리 건설에 투입된 군인들까지 모두 소환하여 수해복구’전투’를 추위가 닥치기 전까지 빠르게 끝낼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군인들은 이 사실을 언급하면서 최고사령관이 이 지역의 물, 공기 외에는 그 어떤 도움도 받지 말라는 특별 명령을 내렸다고 주민들의 숙소 제공 제안 등을 모조리 거절한다.

최고사령관의 명령은 바로 연극을 주되게 관통하는 소재로 작용한다.

지역 주민들은 식사시간 5분인 전시일정으로 전환하면서 복구활동에 전념하는 군인들에게 감동을 받게 되고 피해를 입어 힘든 조건에서도 조직까지 꾸려서 원군(군대 원호) 사업을 시작한다.

원군활동 경력이 높은 ‘로인배’, 명예당원 ‘오복녀’, 돌격대에 참가한 적 있는 ‘방정식’, 이 세 사람은 원군활동을 위해 ‘비상설상무’를 꾸린다. 

한편 ‘비상설상무’ 소식을 들은 군대 지휘부는 이 활동을 차단할 목적으로 한 참모에게 주민들의 도움을 거절하고 그들의 애로를 찾아내는 역할을 맡긴다.

그 참모에게는 수해복구를 도와주러 온 아내인 ‘소행실’이 있었다.

참모는 아내 소행실에게 어느 집에서 아침을 뭘 먹었는지, 어느 집 아이가 아픈지 주민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지원물자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비상설상무에 침투할 것을 제안한다.

이 제안에 동의한 소행실은 어떻게 침투할 것인지 고민하던 끝에 남편과 작전을 짜서 지역 주민들의 조직인 비상설상무에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소행실이 물, 공기 외에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남편에게 ‘내용(첨가물) 있는 물’을 ‘내용이 없다’고 설득해 지원물자를 접수하는 연기를 보여주고 비상설상무 사람들의 존경을 받은 것이다.

소행실은 자신이 평생 원군사업만 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남편과 남남인 것처럼 연기하고 비상설상무에 못 이기는 척 들어간다.

이후 소행실은 참모인 남편과 비밀 소통을 하면서 비상설상무 활동을 사전에 차단하고 주민들의 고충을 파악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주민들이 물 문제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소행실은 군인들이 빠르게 주민들의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행실은 비상설상무의 성원인 ‘방정식’의 지원 활동 역시 사전에 막아낸다.

돌격대 생활을 해본 방정식은 군인들이 여름이어도 밤추위로 고생할 것이라며 군인들에게 땔나무를 제공해주고자 한다.

방정식은 소행실의 남편인 참모에게 나무가 타면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등으로 바뀐다고 ‘땔나무=공기’라는 것을 화학식으로 설명하면서 자신의 지원물자를 전달하고자 한다. 

Youtube 캡처. 땔나무를 군인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열심히 화학식으로 설명하는 방정식.

그러나 소행실과 그녀의 남편은 ‘땔나무가 타면 나쁜 공기(일산화탄소)가 나온다’며 군인들에게 어떻게 나쁜공기를 줄 수 있냐면서 방정식의 원군활동을 막아낸다.

그리고 비상설상무의 로인배와 오복녀를 선동하여 ‘실력 좋은’ 방정식을 비상설상무 내부지원사업역할에서 ‘철직’시킨다.

한편, 진흙탕에서 한 아이(봉순)을 구조한 군인들은 봉순이가 부모님을 모두 잃었다는 사연을 듣고 직접 맡아 키울 결심을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복구활동을 하는 군인들에게 봉순이까지 맡겨 힘들게 할 수 없다면서 봉순이 고모, 삼촌을 자처해 봉순이를 데려가고자 한다.

소행실을 통해 이 사실을 사전에 알게 된 남편은 봉순이 생일 퀴즈를 통해 주민들이 가짜 고모, 가짜 삼촌인 것을 밝히고 원래대로 군인들은 봉순이를 계속 챙기도록 한다.

연극은 군인들이 물, 공기 외에 주민들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짧은 기간에 수해 복구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마무리된다.

피해 주민들이 입사증을 받으며 눈물 흘리는 실제 영상이 상영되고 주민들이 기뻐하면서 수해복구 과정에서의 ‘군민일치(군인과 인민이 하나)’의 미풍을 담은 연극 ‘북부전역’의 대단원은 끝난다.

‘북부전역’은 수해복구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소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물, 공기 외에 어떤 지원도 받지 말라’는 최고사령관의 명령, 교사가 없어서 수업을 못한다는 학교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군인들은 임시 교사부터 만들어 복구과정에서도 아이들의 수업이 이어지도록 했다는 사례 등은 실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지난 3월 17일 북한 민간단체 아리랑협회 홈페이지 ‘메아리’에는 ‘북부전역’을 본 한 평양 주민(평양시 모란봉구역 전승동 김향순)의 감상문이 실리기도 했다.

김향순 씨는 극장이 “많은 사람들로 흥성이고 있었다”면서 “그들 중에는 공연이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한번 보고 또 왔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해 수해복구의 미풍을 담은 북부전역 연극이 북한에서 큰 인기를 끌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군인과 주민들이 함께 복구를 했던 당시 사진들. 출처 : 인터넷.

북한에서는 사회 미풍, 시대정신을 담은 이런 경희극이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에는 김정은 시대 대표적인 건축물인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에 투입된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들의 활동을 소재로 한 경희극 ‘백두의 청춘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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