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는 미국이다] ① 남북관계 훼방 놓는 유엔사

유엔군사령부가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의 일환인 철도 공동점검을 불허하며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유엔군은 6.25 전쟁 이후 군사분계선을 포함한 비무장지대를 관리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몽니를 부리고 있다.

미국, 유엔사 이름으로 남북 교류에 딴지 걸다

남과 북은 8월 22일부터 26일까지 철도를 연결하기 위해 남쪽 열차를 신의주까지 운행하며 북쪽 철도 구간의 상태를 점검하려고 했으나 유엔군사령부의 불허로 무산됐다. 한국의 민간단체도 아닌 정부가 추진한 사업을 유엔사가 가로막은 것이다.

유엔사는 방북 불허 이유로 한국 정부가 ‘사전 통보 시한’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군사분계선 ‘출입 계획’은 관련 당국에 48시간 전에 통보하기로 되어있지만, 남측 정부가 하루 전 통보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2004년 개성공단 가동 이후 남쪽 인원의 일상적 군사분계선 통과 관련 업무 처리 관행에 밝은 한 관계자를 인용하며 “실제론 유엔사의 승인권은 형식적이었고 한국군의 통보로 갈음하는 게 관행이었다”며 “미국 정부가 이 사업을 하지 못하게 막으려고” “꼬투리 잡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한편, 실제 불허 이유는 대북제재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중앙일보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경의선 점검 열차 방북 불허는 유엔사 아닌 워싱턴의 결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엔사가 한국 정부에 불허 통보와 함께 ‘(열차 운행에 필요한) 경유를 가져가는 것은 대북제재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유엔사가 미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남북 철도 공동점검을 대북제재를 핑계로 방북을 불허했다는 것이다. 유엔사의 주인이 유엔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국 정부 또한 철도 점검이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유엔이 아닌 미국에게 피력하고 있이다.

이유진 통일부 대변인 또한 방북 불허 이후 “미국, 북한과 남북철도 공동조사 일정을 협의하고 있고, 사업이 진행되면 상황을 밝히겠다”고 말하며 남북 철도 공동점검이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라며 항변한 것이다.

일일이 유엔사 승인 받아야 하는 남북관계

유엔사가 남북 철도 공동점검을 불허할 수 있던 이유는 군사분계선을 유엔사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군사분계선을 포함한 비무장지대는 육로로 남북이 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남북 교류를 위해서 한국은 유엔사의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남과 북 사이에 사람이 오가거나 물자가 오갈 때도 유엔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평창 올림픽 당시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 예술단이 남측을 방문할 때도 유엔사의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 5일 특사단이 방북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남북정상회담도 매한가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할 때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당시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방북을 위해 유엔군 사령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앞에서 “오늘 이 자리에 서고 보니까 심경이 착잡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입니다”라며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금단의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이라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그 후 11년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지역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정은 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말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즉석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10초 동안 이루어진 ‘깜짝 월경’이었다. 이 깜짝 월경이 역사적 사건이었던 이유는 유엔사의 승인 없이 이루어진 첫 방북이라는 점 때문이다. 깜짝 월경은 남북관계는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자주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정상회담에서는 잠시나마 유엔사의 간섭 없이 남북을 오갔지만, 유엔사가 이번 철도 공동점검 불허로 남북관계에 간섭하며 존재감을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남북관계에 딴지 놓는 유엔사, 이대로 괜찮은가

유엔사는 이전에도 남북관계에 간섭하며 부당한 훼방을 놓곤 했다.

남북이 처음으로 철길을 이어 열차를 운행한 것은 2007년 5월 17일이다. 남북 열차 시범 운행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각각 이루어졌는데, 남북이 처음으로 철길을 잇고 시범운행하는 역사적인 자리였다. 그러나 유엔사는 이 역사적인 행사에서도 군사분계선 부근에서의 취재를 불허했다.

이전에도 유엔사가 남북 철도에 괜한 훼방을 놓아왔다. 남과 북은 경의선, 동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비무장지대의 지뢰 제거 작업을 해왔다. 유엔사는 남북 지뢰 제거 작업에 대해 2002년부터 2004년 무렵 유엔사에 인원 및 시기를 보고한 후 승인을 얻어야 한다느니 하며, 한국 정부의 비무장지대 철도 관련 업무 권한을 침해하며 시시때때로 간섭하여 훼방해왔다.

유엔사와 북측은 2002년 9월12일 판문점 군사정전위 회의실에서 비서장급 회담과 장성급 회담을 잇달아 열어 동해선 연결을 위한 비무장지대의 공사 관리권을 남측에 이양하는 합의에 서명했다. 경의선 연결을 위한 비무장지대 관리권은 이미 2000년 10월 유엔사가 남측에 이양한 바 있다.

유엔사가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사업에 간섭하는 것은 유엔사 권한을 넘는 월권행위였던 셈이다. 유엔사는 남북관계 발전에 훼방을 놓기 위해 권한도 없고 변변한 불허 이유도 없이 괜한 몽니를 부려왔다.

유엔사가 올해 철도 공동점검을 불허한 것도 특별한 이유도, 간섭할 권한도 없이 남북 교류에 훼방을 놓은 것이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8월 30일 “우리 땅에서, 우리가 서로 오가는 철길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은 그 어느 나라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며 “유엔사와 주한미군사령관은 남북철도 연결에 관한 불허 조치를 철회하고 남북 간 문제에 개입하고 훼방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남과 북이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위한 교류와 협력을 해나가는 데 유엔군 사령부가 훼방을 놓는 것은 주권 침해이다. 오늘날 유엔사는 철길 점검같이 남북교류 하나하나까지 간섭하며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

남북 교류는 우리 민족의 이익에 맞게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3자인 유엔사의 간섭행위가 남북관계 발전에 중대한 차질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2018년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유엔사가 앞으로도 이대로 남아있어야 되는 지 논의가 필요한 때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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