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를 통해 본 새해 북한 경제노선

북한 신년사는 다른 신년사들과 달리 국가 전반의 1년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북한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간주된다. 2014년도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 노선을 밝혔는데 이 가운데 경제 부문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2013년 평가

 

먼저 2013년 경제 부문 평가를 살펴보자.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어렵고 복잡한 환경속에서도 군대와 인민이 힘을 합쳐 경제강국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빛나는 성과를 이룩하였다고 평가를 했다. 구체적으로 인민경제 여러 부문, 단위들에서 생산적앙양이 일어나고 자립경제의 토대가 더 튼튼히 다져졌으며 특히 농업부문 일군들과 근로자들이 어려운 조건과 불리한 자연기후속에서도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켜 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하였다고 평가하였다.

 

경제 부문 평가를 하는데 군대가 언급된 것은 북한의 군대가 경제 건설에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북한 특유의 선군정치가 여전히 기본 정치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수치가 제공되지 않았지만 자립경제의 토대를 이야기한 것으로 보아 원료, 에너지, 물류, 중화학공업 등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농업생산도 언급했는데 식량 생산량이 얼마나 늘었는지는 발표가 없어 확인이 어렵다. 다만 한국 농촌진흥청은 북한의 곡물 총 생산량이 전년도보다 3% 정도 많은 481만 톤으로 추산(210만 톤, 옥수수 176만 톤, 감자 58만 톤, 보리 18만 톤)했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는 보고서를 통해 식량 생산량을 도정 전 기준 598만 톤, 도정 후 기준 503만 톤으로 추정(2901천 톤), 전년도 대비 5% 증가(도정 전 기준)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신년사에서 특히 건설 부문을 강조했다. 북한이 언급한 건설 사업들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은하과학자거리 문수물놀이장 마식령 스키장 등이다. 북한은 마식령 속도호소를 통해 짧은 기간에 건설을 마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해 성과의 요인을 우리 당의 혁명적이며 인민적인 로선과 정책, 현명한 령도를 받들고 전당, 전군, 전민이 사회주의강성국가를 기어이 일떠세울 불굴의 신념과 의지로 영웅적투쟁을 과감히 벌린 결과라고 분석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노선이란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방향

 

북한은 올해를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비약의 불바람을 세차게 일으켜 선군조선의 번영기를 열어나갈 장엄한 투쟁의 해, 위대한 변혁의 해라고 규정하고 특히 조선로동당창건 70돐을 빛나게 장식할 대축전장과 잇닿아있는 승리자의 진군이라는 표현을 통해 당창건 70돌이 되는 내년을 중요한 결속 지점으로 보면서 큰 틀의 목표와 흐름을 구상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런 전체적인 목표 아래 경제 부문에서는 두 축으로 과제를 제시하였다. 하나는 농업부문과 건설부문, 과학기술부문이 앞장에서 혁신의 봉화를 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봉화를 통해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을 비롯한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혁신의 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선행 분야를 설정해 투자를 집중하고 여기에 다른 부문을 따라가게 만드는 방식을 자주 이용하는데 올해 경제 부문도 마찬가지임을 알 수 있다. 올해 북한이 주력할 분야는 농업, 건설, 과학기술이 되겠다.

 

먼저 북한은 올해가 김일성 주석이 사회주의농촌문제에 관한 테제”(이하 농촌 테제)를 발표한 50돌이 되는 해라고 강조하며 농업을 주타격방향으로 규정했다.

 

농촌 테제는 김일성 주석이 196422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4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발표, 채택한 북한의 기본 농업 노선으로 농촌문제 해결의 기본 3원칙(기술·문화·사상혁명 수행 노동계급이 농민을 지도하고 공업이 농업을, 도시가 농촌을 지원 전인민적 소유와 협동적 소유 강화), 4가지 기본과업(수리화, 기계화, 화학화, 전기화), 군의 역할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북한은 신년사에서 농업생산의 결정적 전환을 통해 농촌 테제의 정당성과 생활력을 실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과학적 영농방법을 적극 수용하여 당의 곡물생산 목표를 점령할 것 축산·온실채소·버섯재배를 통해 고기, 채소, 버섯 생산을 늘릴 것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보고서는 북한의 식량 수요를 537만 톤으로 설정했는데 신년사에서 언급한 당의 곡물생산 목표가 이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북한은 올해 건설 목표도 제시했다. 우선 중요 건설 대상으로 청천강계단식발전소 세포지구 축산기지 고산과수농장 간석지건설 황해남도물길공사를 꼽았다. 살림집 건설 합숙 건설 교육조건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건설 문화봉사기지들 건설을 과제로 꼽았다.

 

과학기술과 관련해서는 과학기술을 강성국가건설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규정하고 장기적 문제, 당면한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풀 것 첨단을 돌파하여 지식경제건설의 지름길을 열어놓을 것 등을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전사회적으로 과학기술중시기풍을 세울 것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구호를 높이 들고 모든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현대과학기술을 열심히 배울 것 등의 과제도 제시했다.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농업, 건설, 과학기술을 앞세워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을 비롯한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혁신의 불바람을 일으키자고 호소하고 있다. 여기서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은 인민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먼저 발전시켜야 하는 부문으로 금속, 전력, 철도, 석탄 등을 의미한다.

 

북한은 먼저 금속·화학공업을 언급하며 자체 원료, 연료와 최신과학기술을 통해 철강재, 다양한 화학제품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 원료, 연료, 최신과학기술을 강조한 것은 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주체철, 비날론 등을 더욱 확산시킬 구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전력·석탄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력에서는 최근 가동 여부가 논란이 된 경수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수력자원을 위주로 하면서 풍력, 지열, 태양열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 전력, 석탄, 철도의 연대적 혁신을 강조했는데 전력을 생산해야 열차를 가동하고, 열차를 가동해야 석탄을 운반하며, 석탄을 운반해야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북한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다음으로 경공업과 수산부문을 열거했다. 경공업의 경우 원료, 자재의 국산화 비중을 높이고, 지방의 실정에 맞는 공업을 발전시킬 것을 요구했다. 특이한 것은 수산부문이 별도로 언급되었다는 점이다. 과거 신년사나 공동사설에서는 수산부문을 특화시켜 언급한 적이 없었다.

 

북한은 지난해 1221일 언론보도를 통해 825일수산사업소가 평년 시기 1천 톤의 물고기를 잡았으나 지난해는 6개월 만에 4천여 톤의 물고기를 잡았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지도한 내용을 크게 보도했다. 27일에는 인민군 수산부문 모범 일꾼, 선장, 어로공들에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당 및 국가표창을 수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이 앞으로 수산업의 비중을 높일 것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이 밖에도 자원 보호, 나무심기, 절약, 경제관리개선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지하자원과 산림자원, 해양자원을 비롯한 나라의 귀중한 자원을 보호하자고 강조했는데 지난해 말 장성택 사건 판결 내용 가운데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도록했다는 내용을 연상시킨다.

 

신년사에 나타난 경제노선의 특징

 

지난해 신년사와 비교할 때 올해 신년사에 나타난 경제노선들은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먼저 중심이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에서 농업, 건설, 과학기술로 옮겨갔다.

 

지난해 신년사는 인민경제 선행부문과 기초공업부문을 가장 먼저 제시하면서 석탄, 전력, 금속, 철도운수부문을 확고히 앞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뒤로 농업과 경공업 축산, 수산, 과수 부문의 과제들을 언급했다. 그리고 방도로 사회주의 증산경쟁 과학기술의 최첨단 돌파 경제관리개선을 꼽았다.

 

그러나 올해는 농업, 건설, 과학기술을 먼저 제시한 후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 경공업 수산업을 언급했으며 방도로 자원보호 절약 경제관리개선을 꼽았다. 석탄, 전력, 금속, 철도 등 선행부문과 기초공업부문이 일정 궤도에 오르지 않고서는 농업, 건설도 발전시킬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강조했던 선행부문과 기초공업부문에서 목표를 달성했고 그에 기초해 농업, 건설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경제 부문 과제에 없던 건설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장성택 사건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 사건 판결 내용을 보면 국가건설감독기구와 관련한 문제를 건설법에 어긋나게 추진한 사례, “수도건설과 관련한 사업체계를 헝클어놓아 몇 년 사이에 건설건재기지들을 페허로 만들다싶이 하고 교활한 수법으로 수도건설단위 기술자, 기능공대렬을 약화시키였으며 중요건설단위들을 심복들에게 넘겨주어 돈벌이를 하게 만들어놓음으로써 평양시건설을 고의적으로 방해한 사례 등을 중요하게 꼽고 있다. , 애초 북한이 구상하고 있던 평양시 10만세대 살림집 건설 등 여러 건설 계획들이 장성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자원보호에도 나타났지만 북한은 이번 신년사에서 장성택으로 인해 지체된 부분들을 정상화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볼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볼 때 경제 부문의 내용이 지난해에 비해 50% 정도 늘어났다. 과제들도 더 구체화되었다. 유엔 대북제재가 여전히 유효한 조건에서 북한이 경제 목표를 어느 정도 실현할지가 올해 주목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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