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웅재 어린이어깨동무 대북협력팀장

한국에는 남북교류협력단체가 200여 곳 있는데 남북관계가 어려워지기 전에는 다양한 단체에서 왕성한 교류가 있었습니다. NK투데이는 남북교류 현장에서 직접 실무를 하는 담당자의 시선을 보고자 북한 어린이 지원사업을 하는 어린이어깨동무의 공웅재 대북협력팀장을 인터뷰했습니다. 

1. 어린이어깨동무는 언제 발족했으며, 공웅재 대북협력팀장님은 언제부터 어린이 어깨동무에서 일하셨습니까?

어린이어깨동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북녘에 연이은 수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북녘의 어린이들도 건강하게 자라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1996년 <안녕? 친구야!> 캠페인을 시작으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2006년부터 어린이어깨동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 현재 남북교류협력단체는 얼마나 되며, 그 중 어린이어깨동무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습니까? 

남북교류사업을 합법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통일부에 비영리법인 허가를 받거나 통일부장관에게 등록한 비영리 민간단체여야 합니다. 정확한 숫자를 알기는 어려우나 대략 200곳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린이어깨동무는 이중 대북 인도적지원사업을 할 수 있는 대북지원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으며, 대북지원사업을 하는 단체들이 모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이하 북민협)에는 59개 단체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어린이어깨동무는 대북 인도적지원과 함께 초등학생 대상 평화교육, 평화캠프, 평화워크숍 등의 평화문화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3. 공 팀장님이 처음으로 방북한 것은 언제이며, 마지막 방북한 것은 언제였는지요? 그 사이 변화랄까, 교육환경이나 아이들의 영양 상태는 어떠한가요?

제가 처음 북녘을 방문한 것은 2006년입니다. 지원사업 협의를 위해 개성공단과 개성시내를 둘러보고 어린이어깨동무와 민화협 관계자들과의 회의에 배석하였습니다. 마지막 방북은 2008년입니다.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대북지원사업 및 남북교류가 활발했을 때만 북녘을 방문해서인지 방문하지 못했던 지난 5~6년간의 어린이들의 변화상은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국제기구 등을 통해서 발표되는 여러 통계나 작년 8월 북녘을 방문하고 돌아온 저희 단체 대표단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북녘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개선되고 있고, 농작물의 작황 등 식량상황도 이전보다 개선되어 어린이들 또한 예전보다 활기가 있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4. 최근 북한의 변화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린이어깨동무에서 교류하는 사업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요?

북녘이 근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건 여러 언론에서 이미 다루어진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면서 남북 간의 공식적인 대화나 교류는 물론 민간차원의 교류 또한 여러 제약이 있어왔기 때문에 민간교류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했고, 북녘과의 사업 또한 원활히 협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중단된 사업의 재개, 새로운 사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정도의 수준입니다.

5. 북한 어린이들을 만날 일이 많았을 텐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북녘에 가면 소위 참관이라고 해서 여러 시설, 관광지 등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어린이어깨동무는 남북 어린이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기 때문에 북녘의 어린이 시설 등을 둘러볼 기회가 조금 더 있었습니다. 

2007년경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방문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학생소년궁전은 말 그대로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궁전 같은 곳이라는 개념으로 만들어진 곳인데, 그 규모도 놀라웠고 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도 놀랐습니다. 북녘에는 1인 1기라고 해서 어린이, 청소년들이 1개 이상의 특기활동을 하게끔 장려하는데 학교를 마친 친구들이 학생소년궁전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운동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자유롭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이 날만큼은 학교를 끝나자마자 이 학원, 저 학원 다니느라 피곤한 남쪽의 어린이들이 안쓰럽게 생각되었었습니다.

6. 콩우유(두유) 공장과 각종 학용품공장 시설 지원과 원료를 지원하는 사업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그런 시설들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는지, 원료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설이 있으니 자체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지요.

어린이어깨동무는 이름처럼 남북의 어린이들이 어깨동무 할 수 있도록 키의 높이, 마음의 높이가 비슷해지기를 염원합니다. 콩우유 공장과 학용품공장은 남쪽의 어린이들보다 다소 키가 작고, 학용품 수급이 어려운 상황을 북녘 자체적으로 해결해보고자 2004년과 2006년 각각 만들어졌습니다. 남쪽에서 일시적으로 콩우유와 학용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쪽에서 설비를 지원하면 남북의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설비를 시공하고 북녘의 노동자들이 그 설비를 가동하여 콩우유와 학용품을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애석한 것은 북녘 어린이들에게 안정적으로 콩우유와 학용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설비만큼이나 원료공급의 문제도 중요한데 그동안 북녘의 공장 관계자들이 어떻게 자체적으로 수급하여 공장을 운영해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남쪽 정부에서 필수 의약품 등을 제외하고는 대북지원을 허가하고 있지 않은 상태여서 원료 지원은 5년 넘게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7. 어린이 의약품 지원 사업도 많이 하시는 모양인데, 북한 어린이들에게 많이 필요한 의약품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요. 

북녘의 보건의료체계는 90년대 중반이후 연이은 자연재해와 경제봉쇄 등으로 무상의료의 기반이 많이 취약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북녘 어린이들에게 가장 빈번하고 위협이 되는 질병은 폐렴과 설사 등입니다. 어린이 사망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질병들의 경우 초기 대처만 잘 해도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어깨동무는 북녘 어린이들이 제때에 질병을 치료하여 완치할 수 있도록 항생제 등의 필수 의약품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8. 동아시아 어린이 지원사업을 통해 재일조선, 중국 연길 동포 어린이들을 초청하여 평화 교육사업과 도서 및 기자재 지원등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 어린이들과는 어떤 교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까?

저희 단체가 어깨동무라는 이름을 지은 이상 남과 북의 어린이들이 어깨동무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남북 어린이들이 만나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만나야 어른들의 굴레 안에 있는 서로에 대한 반목과 분노 등이 알고 보면 과장되고 무의미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어린이어깨동무는 일단 남북 어린이들의 그림교류부터 시작하였습니다. 남쪽의 친구들이 자신의 얼굴을 그리고 자기소개를 해서 북녘에 보내면, 북녘 친구들이 그 그림을 보고 남녘 친구들을 그림으로나마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얼굴을 그리고 취미, 특기, 사는 곳, 학교 등을 써서 남쪽으로 보내면 남쪽의 친구들은 그림으로 북녘의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어깨동무는 지원사업을 위해 북녘을 오고가면서 이렇게 남북 어린이들이 그림으로나마 만나게 하는 파랑새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런 간접적인 만남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남과 북에 어린이들간의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고, 2004년 최초로 남쪽의 어린이들이 북녘을 방문하여 2008년까지 네 번에 걸쳐 42명의 어린이들이 북녘을 방문하여 남북 어린이 교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9. 교류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방북한 남한의 어린이들이 북한 어린이들과 만나보고 들은 소감이나 소개해 주실만한 일화들이 있을까요?

앞서 남쪽 어린이들의 역사적인 방북을 이야기했는데, 실상은 남쪽 어린이들이 북녘에 가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사례가 별로 없다보니 남북의 어른들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게 되고 아이들이 서로 친해질 수 있는 물리적 시간도 넉넉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주로 남쪽의 어린이들이 학생소년궁전이나 인민대학습당, 금성학원 등의 시설이나 학교에서 북녘 친구들을 만났고, 남쪽 친구들이 준비한 작은 선물을 전하고 짧은 시간 함께 뛰어노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남북 어린이 모두 말도 통하고 연령이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서 같이 뛰어놀았다는 사실이 굉장히 신기하고 두근거리는 경험이었다고 전했습니다. 

10. 남북어린이 그림 교환 사업을 통해 주고받은 그림 중에 기억에 남는 그림이 있을까요? 그 사업에 대한 에피소드 같은 많을 것 같은데요.

그림을 보내 준 북녘 친구들의 별명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친구는 별명을 <박사머리>라고 썼는데 그 이유를 그림을 보니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몸에 비해 머리가 엄청 크게 그려져 있었던 거죠. 북녘에서는 머리가 크면 머리에 든 것이 많아 나중에 박사가 될 것 같다고 해서 머리 큰 사람을 박사머리라고 놀린다고 그 친구가 적어놓았습니다. 이외에도 북녘 어린이들이 항상 조국통일, 미국반대와 같은 정치적인 그림과 글만 그리고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들도 나이에 맞는 동심을 가지고 있고,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품고 있는 보통의 남쪽 아이들과 별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11.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린이어깨동무 향후 활동 계획을 소개해 주십시오. 

남북관계가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대북 인도적지원과 남북교류사업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습니다. 대북지원과 교류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단체들은 정부가 말만 하고 실제로는 이전보다 더욱 제재와 통제가 심해지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주무부서인 통일부를 배제하고 청와대와 국정원 등에 의해 통일 정책이 정치적으로 좌지우지 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어린이어깨동무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의 부회장 단체로 여러 단체들과 함께 대북 인도적지원이 조건 없이 이루어지고 민간차원의 남북교류가 자유롭게 재개될 수 있도록 힘을 합치고, 남북 어린이 교류와 북녘 어린이들에 대한 인도적지원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12. 마지막으로 NK투데이 독자여러분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는지요?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을 강조하면서 고리타분한 주제로 느껴졌던 <통일>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이 하루아침에 쉽게 되지 않는다는 건 국민 누구나 알 것입니다. 통일을 만드는 과정은 남북의 사람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통일된 한반도의 주역이 될 남북의 어린이들이 어서 빨리 만나서 뛰어놀고, 남쪽의 어린이들만큼이나 북녘의 어린이들도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가 보살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분단된 조국을 물려주지 않기 위한 우리의 의무이자 과제입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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