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으로 변화하는 북한 교육

북한이 오는 4월 1일부터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시행한다. 1월 27일자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기존 11년제에서 12년제로 의무교육 기간을 늘리면서 새 학기부터 유치원 높은반(만 5세), 소학교, 초급·고급 중학교의 1학년 학생들이 적용을 받게 된다. 

2012년 9월 25일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했다. 원래 시행하던 11년제 의무교육에서 1년이 늘어난 것이다. 물론 모두 무상교육이다. 대체로 많은 나라들이 9년제 의무교육을 시행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긴 기간이다. 주요 국가들의 의무교육 기간은 다음과 같다. 

 

 미국

호주 

핀란드 

일본 

한국 

중국 

 기간

10~13년* 

10년 

9년 

9년 

9년 

9년 

(*미국은 주마다 의무교육 기간이 다르다.)

북한이 의무교육 기간을 늘린 목적은 북한의 국가적 목표인 <강성국가 건설>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기술혁신, <새 세기 산업혁명>을 통한 <경제강국 건설>은 물론 최근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도 자체 힘으로 하겠다는 고민이 담겨 있다. 앞서 인용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반적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목적은 모든 학생들을 자주적인 사상의식과 창조적 능력을 갖춘 지덕체를 겸비한 선군혁명인재로 더 잘 키워내는 데 있다”고 한다. 

북한의 교육제도 어떻게 바뀌나

그렇다면 북한의 교육제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뀐 것일까?

북한은 1972년부터 유치원, 인민학교 4년, 고등중학교 6년, 대학교 5~7년의 학제를 도입하였다. 이 가운데 유치원 높은반 1년부터 고등중학교까지 11년이 의무교육이었다. 이후 2002년 인민학교를 소학교로, 고등중학교를 중학교로 개칭했다. 유치원 전에는 탁아소가 있는데 48개월까지 다니며 젖먹이반(1~6개월), 젖떼기반(7~18개월), 교양반(19~36개월), 유치원 준비반(37~48개월)이 있다. 유치원은 낮은반(1년), 높은반(1년)이 있다. 

2012년에 바뀐 제도에 따라 소학교 기간을 4년에서 5년으로 1년 늘리고, 중학교 기간은 초급중학교 3년, 고급중학교 3년으로 분리하였다. 즉 소학교 기간을 늘리면서 중학교 졸업 시기를 1년 늦춘 셈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작년 봄학기부터 중학교를 초급과 고급으로 나눴으며 올해는 소학교를 5년제로 늘렸다. 전체 교육과정 전환은 3년 안에 마무리한다고 한다. 

북한은 단순히 학교 이름을 바꾸고 교육기간만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 전반을 바꾸고 있다. 북한의 로동신문 2012년 9월 27일자 사설 <우리나라 사회주의교육제도의 우월성을 더욱 높이 발양시키자>에 따르면 새 교육제도가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교육사업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안아올 수 있게 한 중대한 계기”이며 “중등 일반지식과 현실에서 써 먹을 수 있는 현대적인 기초기술 지식을 배우며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여 자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창조적 능력”을 키운다고 한다. 여기서 현대적인 기초기술 지식으로 수학, 물리, 화학, 생물 같은 기초과학분야는 물론 컴퓨터기술 교육, 외국어 교육을 꼽고 있다. 

교육 방식도 일신한다. 북한은 앞의 로동신문 사설에서 “교육체계와 교육내용, 교육방법에서 교원양성과 교육조건 보장에 이르기까지 중등일반교육사업이 일신된다”고 하면서 특히 “교육사업의 정보화”를 강조하였다. 교육의 정보화는 교육핵정사업의 정보화, 교육내용과 방법의 정보화를 말한다. 

북한은 2013년 10월 2일~7일 기간에 <제17차 전국교육부문 프로그람전시회>를 3대혁명전시관에서 진행했다. 여기에는 교육의 정보화에 기여할 원격교육체계, 모의실험실습프로그램, 교육지원프로그램 등 1천여 건의 다양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또 새 교육과정에 맞춰 새 교과서 집필, 학교 건설, 교사 충원, 교구 비품, 실험실습 기자재 등 준비 작업을 해 왔다. 교육자들의 생활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북한은 이런 교육개혁을 위해 2010년 6월 내각 교육성을 교육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북한 학생들의 일상생활

그렇다면 북한의 실제 학생들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아보자. 

북한 어린이들은 만 6살에 소학교에 입학한다. 입학식은 4월 1일에 있다. 한 반에는 보통 30~40명의 학생이 있다. 소학교는 남녀공학이며 전국의 모든 학교가 동일한 교복을 입는다. 물론 교복은 국가에서 무상으로 지급한다. 수업은 4교시며 <공산주의 도덕>, 국어, 체육, 음악, 컴퓨터, 영어 등 12개 과목이 있다. 3학년이 되면 학기말, 학년말 시험을 치르는데 필기시험, 구답시험이 있다. 구답시험은 자신이 선택한 문제를 3~5분 동안 담임선생님 앞에서 답한 뒤 보충질문에 답변한다. 또한 시험에 더해서 학과토론, 실험실습, 사회정치활동 등과 학습활동에 관한 모든 자료를 종합해 종합평가를 하는데 성적은 최우등, 우등, 보통, 낙제로 구분한다. 4학년 말에 졸업시험을 보는데 대부분 전원 졸업한다. 

중학교는 6교시까지 수업이 있다. 소학교나 중학교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점심을 먹고 학교나 학생소년궁전, 학생소년회관에 가서 <방과후교실>과 같은 과외활동을 한다. 학생소년궁전은 도 소재지마다 있고 평양시 각 구역, 전국 주요 시, 군에는 학생소년회관이 있다. 학생소년궁전은 100여 개 소조실과 공연장이 있고, 학생소년회관에는 20여 개의 소조실이 있다. 과외활동은 보충학습보다는 미술, 음악, 무용 등 예술분야, 배구, 농구, 탁구와 같은 체육분야 등 특기적성 교육에 중심을 둔다. 유치원 때부터 소질을 보이는 학생들은 재간둥이반에 선발되는데 2000년대 들어와서는 컴퓨터수재반, 수학수재반, 과학수재반 등도 생겼다. 

중학교 가운데는 수재학교가 있는데 평양제1중학교, 모란봉제1중학교, 신의주제1중학교 등 <제1중학교>라는 명칭이 붙는다. 여기에는 소학교 졸업생 혹은 중학교 재학생 가운데 수학, 과학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 들어간다. 애초에 시, 군 단위까지 제1중학교가 세워졌다가 2011년 개정된 법에 따라 도 단위에만 세우는 방식으로 축소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진학 희망자들이 <실력판정시험>을 통해 대학 추천 자격을 얻는다. 이들은 3지망까지 가고 싶은 대학을 선택한 뒤 3월 초에 대학입학시험을 보게 된다. 시험은 2~3일 동안 진행한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학생들 혹은 떨어진 학생들은 군대에 들어가거나 취직을 한다. 

높은 학구열을 보이는 대학생들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을 <직통생>이라 부른다. 이 외에도 군대 전역과 동시에 대학 추천권을 받는 제대군인 입학생, 군 복무 도중 대학에 가는 <의탁생>, 직장생활을 하다 대학에 가는 <현직생> 등이 있다. 

대학은 의무교육이 아니지만 무상교육 대상이다. 등록금과 수업료는 물론 교통비, 기숙사비, 교복과 식사도 모두 무료다. 김일성종합대학이 유일한 종합대학이며 나머지는 모두 이공계, 사범대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된 단과대학이다. 

북한의 대학은 의대 등을 제외하고 기본 4년제며 한 학기에 보통 4~5과목을 한 과목당 90분씩 진행한다. 수강신청은 따로 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들으며 교실도 옮겨다지니 않고 한 강의실에서 강사만 바꿔가며 수업한다. 학생들은 교수님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고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1교시는 오전 8시에 시작하며 오전 수업이 끝나면 오후에는 도서관에서 자습을 하거나 음악, 체육 등 동아리 활동을 한다. 컴퓨터실습실에서 컴퓨터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많다. 북한에는 <광명>, <내 나라>, <남산> 등 자체 인트라넷이 구축되어 있어 자료 검색, 채팅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북한에서 강의를 한 한국 교수들에 따르면 북한 대학생들의 학구열이 대단하다고 한다. 성적은 1점부터 5점(A학점)까지 있으며 성적게시판에 성적은 물론 조직생활 평가까지 공개된다. 성적 공개는 소학교, 중학교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무상교육을 하는 대신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 북한은 러시아어를 제1외국어로 지정했으나 최근에는 영어와 중국어가 가장 인기 있는 외국어라고 한다. 2005년 김일성종합대학에서는 시범적으로 외국어로 전공 강의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부른다. 북한의 교육제도가 장기적으로 북한 사회 발전에 어떤 효과를 낼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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