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볼 수 없지만 낯설지 않은 우리 문화에 대한 상상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 상

김영경

90년대 서점가의 인문학 열풍을 이끌었던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는 그 시기 책 좀 본다는 사람은 누구나 봤을 것이다. 그 시리즈 중에 하나였지만 그동안 읽어보지 못한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를 손에 들었다. NK투데이에서 연재하기 시작한 <북녘산책>에 도움이 되고자하는 개인적인 바램으로 시작한 독서는 유홍준 선생님의 사람을 홀리는 글솜씨와 우리문화의 소담한 매력을 눈으로 끌어안으며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느끼지 못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처음 봤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우리는 정말 우리문화에 대한 지식이 부재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저자의 부벽루 현판에 대한 설명이 아니었다면 언젠가 부벽루에 갔을 때 조선의 3대 누각(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 평양 부벽루)중 하나에 가 봤노라고만 했을 것이다. 부벽루 현판이, 추사 김정희 찬사를 받았고, 항아리 크기만한 큰 글씨를 썼다는 조광진의 글인 것을 알았으니, 이제라도 부벽루에 가게 되면 부벽루와 부벽루에서 바라본 경치만 볼 것이 아니라 현판을 유심히 바라보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하나 눈여겨 봐야할 것은 유홍준 선생님과 답사를 안내했던 리정남 연구사의 서로에 대한 배려일 것이다. 남북이 쓰는 학술용어가 다른 탓을 고려해 서로가 쓰는 학술용어를 익혀서 안내하고 질문하고 하는 글 대목이 나온다. 

여기에서 나는 낯설지 않은 우리 문화를 대하면서 낯선 문화를 만나게 하지 않으려는 마음, 남북 최초의 공동 답사자리에서 서로의 차이를 알려고 노력했던 것에서 서로가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북한문화 답사라는 공동의 과제를 앞에 두고, 차이를 넘어 선 눈으로 보는 우리문화가 더욱 빛나 보이는 것은 나만이 느꼈던 것일까?

이것이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어 내리는 시작점이 되었다.

정릉사 배수로와 우물에서 찾은 소박함, 상원군 검은모루 뗀석기·문흥리 오덕형 고인돌에서 만난 역사성, 단군릉에서 찾은 민족의 자주적 지향, 장엄하고 수려한 묘향산이 품은 보현사 8각 13층 석탑의 화려함과 서산대사의 금강굴에서 만난 불교의 길,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만난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에 대한 감동. 그리고 북한 여인들의 당차고 아름다운 미소, 문화재 일꾼들의 희생과 신념.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어느 것 하나도 버리고, 갈 수 없는 소중한 우리의 문화가 되었다.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선생님이 국내에서 있었던 학술심포지엄의 일화를 소개하고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세계미술사의 지평에서 바라본 한국미술사>라는 주제 발표하고, 세계미술사에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우리 유물 10점을 소개하면서 고구려 고분벽화의 현무도를 최고로 꼽았다고 한다.

그런데 질의 시간에 알타미라·라스코 동굴벽화는 2만5천 년 전에 이보다 더 생생한 그림을 그렸는데 불과 1,300년 전에 그 정도 그린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는 질문이 있었다.

저자의 대답 요지는 물론 구석기 시대 동굴벽화가 고구려 벽화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그러나 인간이 동굴벽화인의 묘사력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르네상스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하면서 동시대에 유럽은 바르바로이(야만인)가 날뛰는 암흑시대였고, 중국은 5호16국의 전란으로 정신없었다, 심지어 마이클 설리번은 <중국미술사>라는 책을 쓰면서 이 시기 중국미술은 인근 나라 고구려의 고분벽화를 참조해 짐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고 하면서 강서큰무덤의 벽화는 당시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찾으면 알게 되고,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문화인 것이다. 우리 문화의 수준을 어느 높이에다 맞출것인가는 바로 우리의 몫이 아닐까? 남북으로 흩어져 있는 우리의 문화, 정신을 수습하는 것이 그 시작일 것이라는 생각과 우리 문화를 알려고 노력하는데서 우리의 문화가 세계 중심이 될 것이라는 벅찬 가슴을 안고 상권을 닫았고 하권을 기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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