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동 박사 인터뷰 2부. 북한 의료 현황 관련

2부. 북한 의료 현황 관련



1. 북한 의료 수준이 많이 열악하다고 하셨는데 다년간에 걸쳐 방북하시면서 변화를 발견하셨나요? 

북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의료부문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남녘기준이나 미국 기준으로 대비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우선 북의 의료제도는 완전 무상의료입니다. 해서 보험이라는 개념도 없고, 국가가 보험이기 때문에 누구나 공정하게 혜택을 받고 있고 예방의학을 몹시 중요시해요.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의료의 질은 떨어진 상태이지만 지금도 중진국가들의 의료수준 과도 같은 것이라 보면 되고 또 과거 남한이 겪어온 그 어느 시절처럼인 것도 사실입니다. 의료인들이 보수가 더 많은 것도 아니어서 의사 일을 좋아해서 택한 봉사정신으로 의료계 종사자들이 가정 방문을 할 정도로 예방의학에 집중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봐요. 

1992년 처음 북을 방문했을 때 내가 고안한 인공 고관절기와 수술법 책과 비디오를 기증했어요. 그 당시 북에서는 그런 수술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2006년 남한에서 6.15민족통일대회가 열렸을 때 최창식 보건상도 참석했는데 그와의 대화에서 북녘의 의료상황을 좀더 알게 되었어요. 

“오 선생이 기증해 주고 간 인공고관절기 표본이 있었지만 곧 닥쳐 온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또 “2000년대에 인공관절기 자체제작을 시도해 보았는데 자료 획득에 제약이 많아서 낭패를 보았다”고 하더군요. 인공관절기에는 마모에 내구성이 크면서도 뼈를 녹여 내지 않는 특수 폴리에틸렌을 써야 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92년에 처음 그리고 98년에도 만났던 당시 보건성 부상과 세 번째 만나 격의 없게 얘기하다 보니 마치 의대 동창생 같은 느낌도 들어서 서로 말을 놓고 하게 되었어요. 공개 식사 자리에서 술잔을 주고받는 가운데 최 보건 상이 나에게 “우리가 한창 고생하고 있을 때 오 선생은 한 번도 평양에 와서 도와주지 않았다”며 볼멘소리를 하더군요. 그런 그의 말에 내가 못할 소리를 그만 해 버리고 말았어요. 

덜컥 “그럼 그런 때 나에게 도와 달라고 초청이라도 한번 해 봤느냐?”고 농담 반, 진담 반 식으로 얘기 했더니 아무 대꾸 없이 앞에 놓인 술잔을 비우고 말더라고요. 곧 아차 내 말이 지나쳤다고 생각했어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동포에게 이렇게 말 한 것을 후회했어요. 2008년 6.15해외측위원회 동포대회를 워싱턴에서 마치고 세계에서 모여든 해외위원들과 뉴욕에 가서 북조선 유엔대표부 신선호 대사를 만났습니다. 그 뒤 계속된 이런저런 인연으로 나는 드디어 내 말의 빚을 갚는 심정으로 매해 북에 가게 되었고 평양의학대학병원에서 인공관절치환수술 전수와 관절기 자체 제작을 도와 오고 있습니다.

북녘의사들도 우리가 미국에서 공부한 것처럼 동유럽에 유학 가서 독일이나 헝가리나, 체코 병원들에서 수련을 받고 왔어요. 근래는 중국에 가기도 하더군요. 알아야 할 지식은 아는데 자료나 물자가 따르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인공관절기 값은 미국서 한 벌에 5~6천 달러나 됩니다. 남녘도 그런 시절을 지내왔고 지금도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의 반 정도 되는 남한이지만 그런대로 형편에 맞는 의료혜택을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나 북의 처지가 다 마찬가지이지요. 


2. 북한 의약품이 많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의약품 생산과 보급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내 전공분야만 보아 왔기에 의료계 전반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의약품, 특히 약품은 굉장히 많이 필요하겠지요. 항생제, 비타민제, 여러 특수한 약품들 그런 것들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많이 지원해 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고 보람된 일이죠. 특히 내성 결핵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미국의 린튼 재단이 많이 도와주는데 남녘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제일 좋은 일이지요. 해외 동포의사들도 알게 모르게 개인적으로 북의 여러 지역을 방문해서 조용히 많이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약품이나 여러 위생제품 또한 매우 제한되어 있는 것들은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인도적인 면에서 무엇이든 어느 것이든 더 많이 지원해 주면 많을수록 큰 도움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 제약 또는 의료기구 회사들에 기증을 요청할 때 나는 영어로 “Anything, Everything, the More, the Better”라며 기증요청서를 제출합니다. 그런데 지난 6년 동안 다니면서 보니 매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경제가 그만큼 괜찮아 가고 있다고 봅니다. 


3. 선생님 책을 보면 북한 의사들과 인공고관절수술을 함께 집도하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감동적이었습니다. 북한 의료인들의 실력이나 열정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북녘 의사들의 수술 솜씨 좋습니다. 특히 기재와 동력사용 수술기구가 부족한 현실에서 창의적으로 키워 온 수술솜씨는 젓가락 잘 쓰는 우리 겨레 모두가 다 잘 합니다. 섬세한 솜씨 등이 손 큰 서양인들 보다 훨씬 좋습니다. 그분들이 인공관절 시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당신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나라다. 핵도 있고 첨단과학 기술이 있는데 못할게 어디 있냐. 기계 깎는 CNC 기술도 세계적인데, 인공관절기를 잘 만들어보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남녘에서도 그렇게 의과학이 발전되고 자재도 풍부하지만 인공관절기 생산을 못해요. 기술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시장경제의 원칙에 의해서 만들어 파는데 타산이 안 맞는 거예요. 그래서 북녘 당신들 남과 합작해서 열심히 연구해서 교류 협력하는 과정에서 기술과 자료를 남과 화합해서 인공관절기를 잘 만들어 보자. 그러면 북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하면 남쪽에서도 쓰고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체에 시장을 만들 수 있다. 당연히 가격 경쟁면에서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남북연합방 경제공동체만 운영해도 좋은 일이 여러 분야에서 이렇게 많을 꺼예요. 가슴이 벅찬 거지요.

오인동 박사

황해도 옹진에서 출생하여, 인천에서 제물포고교를 거쳐 가톨릭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의사다. 군복무를 마치고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가 정형외과의사로 하버드 의대 조교수, MIT대학 강사를 역임하며 인공관절기 고안으로 의과학계에 크게 기여했다. 오인동 박사가 남북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992년 한미의사회 대표단으로 북한에 다녀온 뒤부터이다. 분단의 기원과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 모국의 근, 현대사를 다시 공부하는 과정에서 분단극복을 위한 연구와 활동에 열의와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한미연합회를 비롯하여 동포사회와 미국주류사회에서 활발하게 그리고 6.15공동선언실천 미국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인동 박사는 수필문학인으로 통일의 길에 대해 꾸준히 써 왔으며 평양의학대학병원에서 인공관절수술을 전수하며 북녘동포와 의학계를 돕고 있다. 

하버드 의대 조교수

MIT대학 강사

1992 ~ 한미의사회 대표단으로 북한 방문

로스앤젤레스 인공관절연구원 원장

저서

<꼬레아, 코리아>, 책과함께(주), 2008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 창비, 2010

<통일의 날이 참다운 광복의 날이다>, 솔문, 2010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 다트앤, 2013

2 COMMENTS

  1. 북한에서 체류하는거 뻔하죠~! 저는 개성이랑 금강산쪽을 여행해봐서 잘모르겠지만…! 북한 특히 평양에 다녀오신분들의 말씀에 의하면 음식도 자기맘대로 못먹고 무조건 젊은 여성접대원들이 주는거 이외의 음식들은 먹을수없다고 할정도로 그렇게 통제를 한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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