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는 8개 금강문, 책속에서 본 하나의 금강문

김영경(본지 기자)

<나의북한문화유산답사기> 하권은 상권의 북한 문화재 답사를 더 많이 소개할 줄 알았던 기대와는 다르게 금강산 답사기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소중히 여겨할 것에 유형의 문화재뿐 아니라 자연유산과, 그 자연유산과 어울러져 온 무형의 산물이 있음을 보게 되었다.

금강산의 매력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매력을 돌아보는 것 자체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금강산 곳곳에 숨어있는 매력을 하나하나 제대로 아는 것 자체도 금강산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표현한 금강산의 진짜 매력은 바로 이 대목이라 보인다. 

“일본에도 민예의 전통이 있고, 중국에도 황산(黃山) 같은 위대한 산이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국의 민예와 한국의 자연과 같은 친화력은 없다. 거룩해 보이고 경외감을 일으키는 위용은 장대할지언정 대상과 주체가 하나로 융화하는 매력은 없다. 한국미의 특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인은 그런 자연속에서 살며 그런 마음과 예술을 키워왔던 것이다.”

가장 좋은 예는 저자가 예리하게 지적한 금강산 길에 깔려 있는 박석길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으로 오르는 돌길을 예로 들며 그것에 못지않은 자연스러운 길이라고 극찬한다. 

그 외에도 구룡폭 하나를 두고도 김홍도, 이인상, 김효득이라는 화가들의 다양한 그림들을 소개해 금강산의 위대함과 그것에 어우러지려는 사람들의 노력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상팔담, 옥류동, 만물상, 수많은 폭포들, 삼일포 사선정 등 그 끝을 알 수 없는 금강산의 풍경과 내금강 금강문, 해금강 금강문, 천일문(만물상 금강문), 옥류동 금강문 등 금강산의 8개 금강문 자체의 경이로움과 금강문 뒤에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 이야기 들으면서 언제쯤 그 광경들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매력을 취할 수 있을지 금강산 관광이 간절해지기도 한다. 

나의북한문화유산답사기 하권에는 또 다른 간절함이 있었다.

분단의 생채기를 넘어서는 금강문이랄까? 

금강산에는 신계사와 6전7각의 장안사, 마하연 등 당대의 사찰들이 한국전쟁 당시 소실되었고 그 터만 남았다. 신계사는 남북 교류가 활성화 되던 시기 복원이 되었지만 장안사는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 사진으로만 봐도 장안사의 화려함에 넋을 잃는데, 복원되었을 때 광경은 어떨까? 매우 궁금해진다.

장안사의 복원은 사찰과 문화재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금강산과 우리민족이 함께 해 왔던 어우러짐이랄까, 분단을 넘어서는, 우리 자연과 우리민족의 하나 됨을 복원하는 또 다른 금강문이 있을 것 같은 예상이 든다.

그리고 문화재답사와 금강산을 둘러보는 사이 책갈피처럼 끼워진 이산가족의 아픔, 접대원의 노래를 통해 느껴지는 통일에 대한 절절함이 새로운 금강문이 되었다. 금강산 안내원에게 어떻게든 말을 걸어보고 싶은 한국 관광객들의 소박한 마음에서, 해변 바윗돌에 작은 제사상을 차리고 나란히 절을 하던 실향민 가족들 마음에서, 어머니를 부르던, 노인이 된 실향민의 목청에서 열여섯 소년의 목소리를 들은 작자의 마음에서, 늦은 밤 접대원이 부르는 한국노래에서, 또 북한노래를 하나도 모르는 한국 방문객의 미안함에서, 우리가 넘어서야 될 분단과 분단의 금강문이 있다고 느꼈다.

금강산 8개의 금강문 뒤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처럼, <나의북한문화유산답사기>를 통해 본 금강문은 통일국가를 통해 펼쳐질 금강산의 복원, 문화재의 복원을 넘어서 금강산과 우리민족의 어우러짐이 하나가 되는 그 상상의 세상이다. 

남북의 교류를 통해 신계사가 복원되었던 것처럼, 민족이 하나가 되고 이산가족이 만나는 당연한 일을 만들어 내는 시작의 금강문이 바로 이 책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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