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소년들의 학교 밖 생활

누구나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수업시간보다는 학교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던 추억을 먼저 떠올린다. 방과 후 운동장에서 뛰어 놀던 기억, 소풍, 운동회, 축제 등 다양한 행사들. 어느덧 학원과 과외를 전전하는 생활이 일상의 풍경으로 되었지만 여전히 <공부 말고 다른 무엇>에 애착을 갖는다. 

북한 청소년들 역시 학교 수업이 끝나면 다양한 생활을 즐긴다. 통일부 통일교육원 자료와 교육부 통일교육 자료 등을 통해 북한 청소년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생활을 살펴보자. 

연중 학교행사

북한은 원래 9월 1일 새학년을 시작했다. 그러다 1996년부터 4월 1일로 개학일을 바꿨다. 4월 1일이면 모든 학교가 일제히 입학식을 거행한다. 북한의 모든 학생들은 동일한 교복을 입는데 국가에서 1년에 두 번씩, 동복은 3년에 한 번씩 무상 지급한다. 

4월에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인 <태양절>이 있다. 학생들은 학년 초부터 <태양절> 행사 준비로 바쁘다. 소년단 입단식, 사열식, 카드섹션, 운동회 등 다양한 행사들이 있다. 

5월이 되면 농촌지원활동을 나가고 봄 소풍도 간다. 6월에는 소년단 창립일(6월 6일)을 기념해서 운동회를 한다. 운동회 때는 이어달리기, 병 끼고 달리기, 다리 묶어 달리기, 물동이 이고 달리기, 꼬리잡기, 공 빼앗기, 축구, 무릎싸움, 밧줄 당기기, 장애물 극복 등 다양한 시합이 벌어진다. 운동회를 주변 야산이나 공원에 가서 야유회처럼 하는 학교도 있다. 

7월에는 학과경연대회, 예능경연대회 등이 열린다. 이런 행사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국 교육일군 열성자대회>에 보낸 서한 <교육사업을 더욱 발전시킬데 대하여>를 발표한 기념일인 7월 22일에 진행한다. 학과경연대회는 수학, 과학 등 여러 과목의 경시대회다. 또 예능경연대회에는 이성부합창(혼성합창), 무용, 악기연주 발표회 등을 한다. 또 강이나 바다, 실외 수영장에서 수영대회도 하는데 여기에는 선생님들도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 

8월에는 학기말 시험을 본다. 학기말 시험이 끝나면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여름방학은 8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보름이다. 

2학기 개학일은 9월 1일이다. 개학하자마자 김일성 주석의 <사회주의 교육에 관한 테제> 발표 기념일인 9월 5일에 맞춰 가을 운동회를 한다. 

봄에 이어 가을에도 소풍을 간다. 북한에서는 소풍을 <원족>, <등산>, <들놀이>라고 부르며 대체로 학교 인근 야산이나 놀이공원으로 간다. 소풍날에는 보통 오전에 운동회를 하고 도시락을 먹은 후 오후에 다시 모여 반별 장기자랑을 한다. 

겨울방학은 12월 말 혹은 1월 1일에 시작한다. 

3월에 학년말 시험을 보고 4월이 되면 새 학년이 시작된다. 

청소년들의 하루 일과

북한 학생들은 대개 7시 20~50분에 등교한다. 도시지역은 학교와 집이 가까워서 등교시간이 10~30분 정도 걸리며 농촌지역은 학교가 먼 경우도 있다. 1교시는 오전 8시에 시작한다. 

수업시간은 45분, 쉬는 시간은 10분인데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에 가거나 운동장에 나가서 친구들끼리 놀기도 한다. 여학생들은 주로 줄넘기나 별놀이를 하고, 남학생들은 공놀이, 목마타기, 땅에 금 긋고 서로 밀치기, 자기 집 차지하기, 줄 뛰기, 숨바꼭질, 제기차기, 달리기, 축구, 못 치기, 딱지, 철봉 등 다양한 놀이를 한다. 

북한에서는 점심시간 전에 수업이 끝난다. 소학교는 4교시까지, 중학교는 6교시까지 한다. 수업을 다 마치면 소학교는 오후 12시쯤 되고, 중학교는 1시 30분쯤 된다.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집에 가서 점심을 먹는다. 북한은 위생 상 학교에서 급식은 물론 간식도 먹지 않는다. 그래서 학교에 식당이 없고 도시락도 싸가지 않으며, 매점도 없다. 대신 학교와 집이 가깝기 때문에 집에 가서 식사를 한다. 학교와 집이 먼 농촌의 경우 도시락을 싸가는 경우도 있다. 

점심을 먹고 나면 다시 학교에 나가거나 학생소년궁전, 학생소년회관에 가 다양한 과외활동을 한다. 학교마다 과외활동은 다르지만 중학교의 경우 대략 이런 식이다. 월요일은 선생님들의 학습이 있기 때문에 과외활동이 없다. 화요일은 처음 한 시간은 오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다음 한 시간은 운동장에서 체육활동을 한다. 뜀틀, 평행봉, 태권도, 율동체조 등을 시간표에 따라 한다. 북한에는 공식적으로 과외나 학원이 없기 때문에 수업을 못 따라가는 학생들은 복습 시간에 담임선생님 지도 아래 공부를 하며 학생들끼리 모여서 서로 가르쳐주기도 한다. 

수요일은 과목별로 소조(동아리)활동을 한 후 체육활동을 한다. 목요일은 소년단(1~4학년) 행사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5~6학년) 행사를 하고, 금요일은 과목별 복습 후에 대청소를 한다. 대청소에는 학생들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참여한다. 토요일은 학년별로 소년단활동이나 청년동맹 활동을 한다.

소조에는 음악소조, 미술소조, 체육소조, 수학소조 등이 있으며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선생님 추천을 받아 해당 소조에 들어간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은 다과목소조에 들어가는데 수학, 혁명역사, 영어, 물리, 화학을 정규수업 외에 따로 배우며 경시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다. 

학생소년궁전은 도 소재지마다 있고 평양시 각 구역, 전국 주요 시, 군에는 학생소년회관이 있다. 학생소년궁전과 학생소년회관은 북한 각지에 140여 개가 있다. 학생소년궁전은 100여 개 소조실과 공연장이 있고, 학생소년회관에는 20여 개의 소조실이 있다. 

학생소년궁전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이 평양에 있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이다. 1989년 5월 2일 완공된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은 총건축면적 10만3천 평방미터 규모에 2천 석 규모의 극장과 도서관, 100여 개의 소조실과 활동실이 있다. 500여 명의 상근 교직원과 객원교사, 교육보조원이 근무하며 하루 평균 5천여 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과학토론회, 실험실습, 실기연습, 제작활동을 한다. 

학생소년궁전이나 학생소년회관 사용, 과외활동은 국가에서 무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북한에는 사교육비라는 개념이 없다. 또한 수업료도 없고 학습 기자재도 모두 무상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공교육비라는 개념도 없다. 

대략 4시 정도면 과외활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교복을 벗고 체육복이나 평상복을 입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도 하고 숙제를 하거나 집안일을 돕기도 한다. 

답사, 견학, 야영

북한은 수학여행을 답사, 견학, 야영이라고 부른다. 

중학교 학생들은 3월 16일을 전후로 15일 동안 <배움의 천리길>이란 답사를 간다. <배움의 천리길>은 김일성 주석이 12세 때 “조국을 알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만주에서 고향인 만경대까지 14일 동안 걸어온 것을 기념해 1974년부터 시작한 답사행군이다. 답사 경로는 김일성 주석의 노정을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양강도 김형직군 김형직읍 포평에서 시작해 월탄리-화평-흑수-강계-성간-전천-고인-청운-희천-향산-구장-개천-만경대로 이어진다. 포평에서 출발하기에 앞서 학생들은 운동화 2켤레를 받는다. 

<배움의 천리길>을 역으로 거슬러가는 <광복의 천리길> 답사도 있다. 이 답사는 김일성 주석이 14세 때 “조국이 독립하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맹세를 하고 만주로 돌아간 것을 기념해 1975년부터 시작됐다. 

<배움의 천리길>, <광복의 천리길> 외에도 묘향산, 칠보산 답사 등도 있다. 

전국의 학교에서 추천 받은 모범학급, 학생들은 소년단 야영소로 야영을 가기도 한다. 야영기간 동안 학생들은 공부, 예체능 활동, 행군, 등산, 극기 훈련 등을 한다. 

소년단 야영소 가운데 유명한 곳은 자강도 강계시 장자산소년단야영소와 강원도 원산시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다. 장자산소년단야영소는 2월 16일부터 10월 말까지 운영하며 한번에 5백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최근 개건을 마친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는 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고 매년 7~8월에 20일 정도 외국소년단원들과 함께 야영행사를 해 유명하다. 이 밖에도 만경대소년단야영소, 석암소년단야영소, 묘향산소년단야영소 등 20여 개의 야영소가 있다. 학생들은 이들 야영소를 무상으로 이용한다. 

주말과 휴일, 놀이문화

주말과 휴일이면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 공원이나 유원지로 나들이를 가거나 친구들 집에 모여 함께 논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휴일 가운데 하나는 6월 1일 국제아동절이다. 이 날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원 등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북한에서는 청소년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혼자 노는 문화가 별로 없다. 청소년들이 모이면 보통 수건돌리기, 숨바꼭질, 무릎싸움(닭싸움), 오닥치기(자치기와 비슷)를 한다. 여학생들은 빙 둘러앉아 무릎 밑에 감춘 가락지를 찾는 가락지 찾기 놀이도 많이 한다. 또 중학생이 되면 카드놀이의 일종인 주패놀이도 많이 한다. 

최근에는 인라인스케이트가 유행하고 있다. 북한은 인라인스케이트를 로라스케트라 부른다. 광장이 있는 곳에는 주말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청소년으로 붐빈다고 한다.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운동경기는 축구, 탁구, 농구 등인데 이 가운데서도 단연 축구가 제일이다. 북한은 축구를 <체육의 중공업>이라며 중시한다. 농구도 인기인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농구를 적극 육성하도록 해 정책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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