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방북, 남북교류 이어져…국방위 특별제안 거부로 경색국면도 배제 못해

최근 남측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방북과 남북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6월 25일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가 방북하여 북측 실무자들과 개성에서 논의를 진행했다. 공동편찬사업회 김학묵 사무처장은 7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11월 중국 선양에서 남북 접촉을 했으나 “북측 지역에서 만난 것은 2011년 11월 이후 2년 반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묵 사무처장은 7월 말~8월 초 중국 선양에서 남북의 편찬위원들이 참석하는 공동편찬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5.24조치 이후 중단되었던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사업을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26일에는 북한 산림녹화를 지원하는 민간단체 <겨레의 숲>의 방북이 이루어졌다. 6월 26일자 쿠키뉴스에 따르면 <겨레의 숲>은 2007년부터 북한 6개 지역에 양묘장을 조성하고 평양과 개성 등지에서 조림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2010년 5.24조치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고 한다. 북한 산림녹화와 관련해 북한 정부는 수림화, 원림화를 강조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 역시 드레스덴 선언에 북한 산림녹화 사업을 포함하는 등 남북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역사학자들의 남북교류도 이루어졌다. 7월 2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관계자 5명은 1일 개성을 방문해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와 접촉하여 개성의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 공동발굴 조사사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만월대 발굴 조사사업은 2007년 사회문화 교류사업으로 시작되었다가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 이후 남측 발굴 인력의 철수로 중단된 바 있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신준영 사무국장은 7월 중에 발굴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발굴 조사를 재개하면 남측 인원이 한 달 이상 북한에 체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5.24조치 이후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방북이 있었다. 1일과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개성 한옥 보존사업과 관련하여 경기문화재단 연구원 2명과 경기도청 담당 공무원 3명 등 모두 5명이 2일 경의선 육로로 방북하여 개성시내 민속여관에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와 민족유산보호지도국 등의 관계자 5명을 만나 개성 한옥보존사업과 국제학술회의 개최 등을 협의했다고 한다. 방북하고 돌아온 협상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측은 8월 초 1박2일 일정으로 남북 전문가와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학술회의를 열고 개성 역사지구를 탐방하는 데 상당한 의견 접근을 봤으며, 구체적인 날짜와 일정은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말 시작할 예정인 복원 공사에 앞서 시범사업을 벌이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한다.

종교인들 사이의 만남도 있었다. 6월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조계종과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은 6월 29일 불교계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 스님의 열반일을 맞아 그의 정신과 사상, 업적을 조명하고자 금강산 신계사에서 공동으로 <만해스님 열반 70주기 합동 다례제>를 봉행했다. 신계사에서는 조계종과 조선불교도련맹 공동 주최로 해마다 <조국통일기원 합동법회>를 열고 있으나, 정부 승인을 받고 열린 남북 합동다례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최근 이어진 방북 뿐 아니라 앞으로도 남북교류가 예정되어 있다. 앞서 만해 한용운 남북 합동다례제에 참가한 지홍 스님은 29일 있었던 방북 보고회에서 “올 가을에는 묘향산 보현사에서 서산·사명대사의 합동다례제를 남북이 공동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혀 남북 불교도들의 만남이 지속될 예정이다. 불교 뿐 아니라 천주교 측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 가운데 8월 18일 열릴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북한의 천주교신자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남북의 종교인들의 추가적인 만남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9월에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들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선수단 공동입장, 공동응원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과 만남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회복의 기대감은 높아져 있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단체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북관계에서 장애는 존재한다. 이번에 방북이 많이 이루어졌으나 모두 사회, 문화 분야에 한정되어 있다. 실제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위원회의 방북과 남북역사학자협의회의 방북과정에서 통일부 관계자는 방북 허용의 배경으로 한국 정부가 비정치, 순수 사회문화 분야 교류를 허용해 왔고 민족공동 문화유산 보존사업의 의미를 고려하여 방북을 허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회, 문화 분야와는 별개로 정치·군사 분야는 여전히 경색되어 있다. 북한의 국방위원회는 지난 6월 30일 특별제안을 통해 “오는 7월 4일부터 상호 비방·중상과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1일 오후 북한의 특별제안이 남북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남북관계 경색 책임을 한국 측에 전가하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과 진실성이 결여된 제안”이라며 거부의사를 밝혀 향후 남북관계가 상당히 경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동훈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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