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물놀이장 이용료가 북한 근로자 6개월 치 월급?

8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 물놀이장 초만원, 위생관리는?>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에 있는 문수물놀이장 이용가격과 관련해 “어른은 2만 원, 학생은 1만2천 원(이 글에서 <원>은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북한 화폐 단위)씩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2만 원은 북한 근로자들의 6개월 치 월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물놀이장 이용료가 근로자 6개월 치 월급이라면 평범한 사람은 꿈도 못 꾸는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근로자 평균 월급은 (한국 돈으로) 200만 원이 넘는다. 한국에서 (한국 돈으로) 1천만 원이 넘는 물놀이장을 이용할 국민이 과연 있을까? <자유아시아방송>은 문수물놀이장이 북한의 특수계층 사람들만 이용하는 귀족시설임을 부각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문수물놀이장 시설이 유명 워터파크 수준이라는 것이 사진을 통해 알려지자 <시설은 좋지만 이용은 못하는 전시용 시설>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스스로 제목을 “평양 물놀이장 초만원”이라고 뽑아 물놀이장 이용객이 매우 많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북한에는 특수계층이 너무 많은 것일까?

<자유아시아방송> 보도 내용은 다른 언론 보도들과 크게 다르다. 2014년 7월 29일 MBC 통일전망대는 “물놀이장 요금은 학생이 한 달 용돈 아껴서 갈 수 있는 정도이며 찾는 사람이 많아 1~2시간 줄서기는 기본”이라고 표현했다. 6개월 월급과 학생이 한 달 용돈 아껴서 모은 돈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북한 전문 여행사 우리투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문수물놀이장 가격은 외국인의 경우 입장료 2유로, 풀장 이용료 10유로다. 그러나 북한 국내인의 이용료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동아일보의 주성하 기자는 2013년 12월 23일자 글에서 북한 주민의 문수물놀이장 이용요금과 관련하여 배정권(배급권)이 없을 시에는 현금 7천 원이고 배정권이 있을 때 국정가격은 1400원 정도라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데일리NK 역시 <평양소식통>을 인용하여 문수물놀이장 입장료가 국정가격 기준 450원이지만 실제로는 입장료 2천 원에 이용료 5천 원으로 합계 7천 원이라고 주장했다. 데일리NK 보도와 주성하 기자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배급권이 있는 국정가격으로는 총 사용료 1400원, 배급권이 없을 경우 7천 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 북한 돈 1400원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3천 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정창현 교수가 2013년 6월 17일 통일뉴스에 기고한 글 <수익에 따라 노동자 임금 자율 결정>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은 대략 40만~60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물론 모든 근로자들이 이 정도의 급여를 받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3천 원과 40만~60만 원 사이에는 너무도 큰 차이가 존재한다. 

<자유아시아방송>조차 2013년 5월 13일 보도에서 개성공단 일부 노동자들이 “보잘 것 없는 월급”에 불만이 컸다고 보도했다. 개성공단 평균 임금이 100달러가 넘는데 이는 북한 시장환율로 환산해 80만 원 정도다. 

북한의 임금 등을 바탕으로 북한의 물가를 추정해 보면 북한의 물가는 한국의 1/10정도로 볼 수 있는데(본지 기사 <북한 주민의 가계부 들여다보기> 참조. http://nktoday.kr/134) 이를 문수물놀이장에 적용해 보면 문수물놀이장의 이용료는 (한국 돈으로) 1만4천 원이 된다. 이 정도라면 학생 한 달 용돈을 아껴서 갈 수 있을 정도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실제로 <자유아시아방송>의 주장처럼 문수물놀이장의 이용료가 북한 근로자들의 6개월 치 월급이라면 1~2시간씩 줄서있는 모습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워터파크에 가는데 이용료가 (한국 돈으로) 1천만 원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워터파크에 줄서서 들어갈까? 참고로 8월 2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조선중앙방송은 문수물놀이장 하루 이용객이 1만 명이라고 보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이 문수물놀이장 이용료가 2만원이고 이 돈이 북한 근로자 6개월 치 월급이라고 보도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1월 15일자 <자유아시아방송>은 “물놀이장 입장료는 어른의 경우 2만원, 학생은 1만2천 원씩 한다”, “일반 주민의 생활수준으로 볼 때 가격이 싸지 않다”는 평양주민의 말을 인용하며 문수물놀이장 요금이 근로자들의 반년 월급이라고 보도했다. 

평양주민의 “일반 주민의 생활수준으로 볼 때 싸지 않다”는 말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까? 이 표현이 월급 6개월 치의 비용에 대해 말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평양주민이 직접 6개월 치 월급이라고 표현한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워터파크 입장료가 (한국 돈으로) 1천만 원인데 이를 두고 서울 주민이 “싸지 않다”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문수물놀이장을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은 <자유아시아방송>도 인정한다. 이렇게 볼 때 문수물놀이장 이용료가 근로자 월급 6개월 치라는 주장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유아시아방송>은 취재 내용을 재확인하거나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통해 교차검증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아쉬운 부분이다. 

이동훈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주권연구소

“여기서 왜 미국이 나와?” ‘서해 사건’에서 미국의 역할은?

1. ‘서해 의혹’…주식시장으로 보는 미국과의 연결고리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유독 변수가 많은 대한민국 주식 시장은 흔히 ‘널뛰기’에 비유되곤...

어업지도원 사건, 국방부와 조선일보의 미심쩍은 행보

9월 22일, 서해 어업지도원이 사살(추정)된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국방부는 사건 초기 서해 어업지도원이 월북을 시도했으나 북한이...

[아침햇살97] 서해 어업지도원 사건의 의혹과 합리적 추론

2020년 9월 21일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 모씨가 실종되었다. 군부는 이 모씨가 월북을 시도했으며 이씨를 발견한 북한군이 총격을 가해 사살한 후...

당명 개정 후 더욱 심해진 국민의힘의 국민 기만

2020년 9월 2일, 미래통합당은 총선 패배 후 재기를 노리며 국민의힘(이하 국힘당)으로 개명했다. 국힘당은 당명 개정을 계기로 기본소득...

NK 투데이

북, ‘삼지연시인민병원’ 개원…“최신의료설비와 기구 갖춰”

북이 ‘산간문화도시의 표준도시’로 꾸리고 있는 삼지연시에서 15일 ‘삼지연시인민병원’ 개원식을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노동당 시대...

북, 자강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중소형발전소 새로 건설

북이 올해 각지에 수많은 중소형발전소를 새로 건설했다고 북 매체가 15일 보도했다. 북 매체 메아리는 “역사적인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김정은 위원장 “수도당원들이 세운 집이 제일 소중하고 가슴 뿌듯해”

함경남도 동해안 지역 현지지도…착공 18일 만에 147세대 주택 완공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검덕지구에 이어 동해안 태풍 피해 복구...

북, ‘시축구학교’와 ‘시항공구락부’ 완성…동평양경기장도 현대화

북 매체가 평양시에서 ‘시축구학교’와 ‘시항공구락부(클럽)’를 완성했으며, 동평양경기장을 현대적으로 개건 보수했다고 14일 보도했다. 북 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