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설>, 언제까지 우려먹을 건가

또 <숙청설>이다.

지난 10월 23일 TV조선, 채널A, 중앙일보 등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40여 일 북한 매체에 보이지 않은 기간 동안 주변 실세들이 사라졌다며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이 60여 일 동안 보이지 않았고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도 북한 선수단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숙청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원춘 설계 국장의 경우 “대북정보 관계자”의 말을 빌려 “8월 중순 마원춘이 마지막 공개 활동을 한 게 연풍과학자휴양소 건설현장이었다”면서 “마원춘은 노동당 핵심 간부 중 비교적 젊은 편이라 건강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데 준공 후 첫 방문에 빠졌다는 건 뭔가 변고가 생겼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며 어떤 변고가 생긴 것처럼 보도했다. 또한, 장웅 위원에 대해서는 한 “체육계 탈북자”의 말을 인용, “장성택 계파로 지목돼 온 장웅이 당시 조사 과정에서 IOC의 지원금을 횡령하고 해외 계좌에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나 숙청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보도는 불과 며칠 만에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웅 위원은 일부 언론의 숙청설 보도 다음 날인 24일 <미국의 소리>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건재함을 확인했다. 장웅 위원은 숙청설에 대해 “어제 오늘 전화 거는 사람들 있어요, 웃긴 게 나왔다고.”라며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기자가 “신변이상과 관련된 보도는 오보였고, 그리고 건재하신 걸로 알겠습니다.”라고 하자 “아니 지금 제 목소리 듣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농을 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IOC의 지원금을 횡령하고 해외 계좌에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무슨 IOC 펀드를 어쩌고저쩌고 했는데, IOC가 펀드를 개인에게 주나? IOC가 얼만큼 깨인 조직이고 지금 투명성 때문에 1전 한 닢 가지고도 그러는데 그걸 개인에게 주는가, 그래서 아하 전혀 스포츠에는 문외한이로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일부 언론의 추측성 보도를 강하게 반박했다.


26일에는 <로동신문>에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이 등장했다. 마원춘 설계국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평양애육원과 육아원을 방문할 때 현지에서 맞이했다고 한다. 마원춘 설계국장은 약간 야윈 듯 했으나 여전히 중장 계급장을 달고 있는 건재한 모습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40여 일 간 언론 매체에 등장하지 않을 당시, 확인되지 않은 온갖 <설>이 나돌았고 언론이 이를 앞장서서 보도했다.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이 건재한 것이 드러나자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를 남발하는 잘못된 보도행태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언론계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번 <숙청설> 보도를 보면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부 언론들의 대북 보도 행태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반복되는 <숙청설> 보도의 의도가 궁금해질 따름이다.

이동훈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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