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북제재 일부 해제, 납치자 문제 조사도

북일 정부 간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대북제재 문제 합의가 속전속결로 이루어지면서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월 1~2일 북일 외무성 국장급 회담이 타결되면서 북일 관계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회담 결과 북한은 모든 일본인에 관한 포괄적이며 전면적인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조직하고 일본은 이에 대한 조치로 독자적 대북 제재의 일부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4일자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특별조사위는 4일부터 활동을 시작하며 모든 기관을 조사하며 필요에 따라 해당기관 및 관계자들을 임의의 시각에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국방위원회로부터 부여받았다. 또한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인민무력부, 인민정권기관을 비롯하여 30명 정도로 구성되는 특별조사위는 일본인유골분과, 잔류일본인 및 일본인 배우자 분과, 납치피해자분과, 행방불명자분과를 두기로 했다.

특별조사위 위원장은 서대하 국방위원회 안전담당참사 겸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이며 부위원장은 김명철 국가안전보위부 참사, 박영식 인민보안부 국장이다. 또 일본인유골분과 책임자에 김현철 국토환경보호성 국장, 잔류일본인 및 일본인배우자분과 책임자에 리호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서기장, 납치피해자분과 책임자에 강성남 국가안전보위부 국장, 행방불명자분과 책임자에 박영식 인민보안부 국장을 임명했다.  또한 각 도, 시, 군 안전보위부 부부장들을 책임자로 두는 지부까지 두기로 했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일본 측 관계자와의 면담, 일본 측 해당 기관이 가지고 있는 문서와 정보들에 대한 공유, 일본 측의 현지답사도 진행하기로 했으며 조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시점에 일본 측 관계자들을 북한에 입국시키기로 했다.

북한이 특별조사위를 출범하자 일본정부는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인도적 목적의 북한 선박 일본 입항 금지 ▲양국 간 인적 왕래 제한 ▲북한에 한해 특별히 책정된 송금 보고 의무 등 일부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로써 대북 송금에 대한 신고의무는 현행 300만 엔(약 3천만 원) 초과에서 3천만 엔(약 3억 원) 초과로 완화되고, 방북 시 신고하지 않고 반출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도 현행 10만 엔(약 100만 원)에서 100만 엔(약 1천만 원)으로 올라갔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1차 조사 결과가 올여름 말 또는 가을 초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납북자 최종 조사 결과를 1년 이내에 북한이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일 회담 성과는 올 초부터 계속된 북일 접촉의 결과다. 

첫 접촉의 징후는 올해 1월 북한과 일본이 베트남에서 비밀리에 접촉했다는 일본언론의 보도에서 나왔다. 이어 3월 중순에는 1년 7개월 만에 북일 적십자 회담이 열리면서 북일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곧바로 3월 30일 베이징에서 북일 정부 간 회담이 1년 4개월 만에 재개되었다. 북한 측 수석대표는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교섭담당대사, 일본 측 수석대표는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었다. 이 자리에서 북한 측은 일본에게 경제 제재 완화와 일제 강점을 둘러싼 과거 청산을 의제로 제기했으며 일본 측은 북한에게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5월 26~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일 외무성 국장급 회담이 열렸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9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일본인 납치문제자에 대해 포괄적이며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하여 최종적으로 일본인에 관한 모든 문제(납치자 문제)를 해결할 의사를 표명하였으며, 일본 측은 현재 독자적으로 취하고 있는 대북 제재조치를 최종적으로 해제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북일 협의 결과 인도적 조치도 이루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북한지역에서 사망한 일본인의 유족 9명이 6월 26일 방북했다.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인 유족들은 26일 평양에 도착, 27일 청진으로 가서 라남구역 라흥에 위치한 일본인 묘지로 보이는 산을 방문해 위령기도를 올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전후 일본인에게 이 장소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한편 이번 북일 협상 과정에서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중앙본부 매각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3월 체납 문제를 들어 총련 건물을 경매에 붙였고 일본 부동산 회사인 마루나카 홀딩스에 낙찰됐다. 총련은 이 건물을 다시 임대하려 했으나 마루나카 홀딩스는 이를 거부했다. 북한은 5월 회담에서 “총련 건물 매각 문제도 합의 사항에 포함됐다”고 주장했으나 일본 정부는 부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6월 19일 일본 최고재판소가 총련이 1억 엔의 공탁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마루나카 홀딩스의 총련 건물 매각 절차를 정지시켰다. 전문가들은 7월 초에 있을 북일 협상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리고 7월 4일 KBS 단독보도에 따르면 마루나카 홀딩스가 이 건물을 총련 사업가에게 팔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일본 정부가 사법부 판단에 공식적으로 개입할 수 없어 비공식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함에 따라 한미일 대북공조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동훈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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