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동주조술은 독보적” 최원준 감독 인터뷰

<만수대 마스터 클래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 최원준 감독을 만났습니다. 이 작품은 미완성 상태에서 이미 상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찾은 북한 미술이라는 매우 독특하고, 신선한 소재라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본인 소개와 어떤 작품활동을 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난10여 년간 다큐멘터리 사진과 미술작업을 해 왔습니다. 과거 미아리집창촌을 장소특정적인 관점에서 다룬 작업부터 파주에 버려진 미군부대 문제까지 일관되게 사회정치적인 주제만을 다루어 왔습니다. 주로 국내외 미술관과 비엔날레에서 작품을 발표해 오다 좀 더 대중과 좀 더 소통을 하기 위해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 문래동에 대한 단편 영화 물레부터 시작하여 총4편의 단편을 연출하였고 2013년부터 현재까지 저의 첫 번째 장편영화 만수대 마스터 클래스를 준비 중입니다.

지난 10월말 세계북한학학술대회에서 상영한 <만수대 마스터 클래스>란 어떤 다큐멘터리입니까?

만수대 마스터 클래스는 북한이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건설한 기념비와 건축물을 중심으로 과거 남북한 외교경쟁의 역사와 현재의 남북한 냉전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북한미술에 대한 다양한 해석, 그리고 아프리카를 통해 바라보는 분단의 역사가 한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찾은 북한미술이란 일반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한 소재인데요, 어떤 계기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늘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직접적으로 다루기 예민한 주제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프리카 세네갈에 건설된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비의 뉴스를 접하게 되어 리서치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북한의 미술이 아프리카의 색채와 어떻게 어우러져 있을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부터 시작하여 70년대 외교경쟁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영화의 제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북한과 아프리카라는 두 지역을 소재로 하다보면 정보의 한계가 많았으리라 봅니다. 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정보를 구하셨고, 도움을 받으셨는지요? 또 아직도 제작 중이라 더 필요한 정보가 있을 텐데 어떠한 정보가 필요한가요? 

북한의 정보는 일반적인 국내 인터넷 리서치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영상자료를 구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저작권료 송금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필요한 정보는 많으나 수급이 불가능한 상태로 해외방송사에서도 문의를 하면서 찾고 있습니다. 

<만수대 마스터 클래스>를 위해 아프리카로 출국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완성되는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나요? 또 현재 전시회가 예정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정된 전시회 소개도 해 주십시오.

12월3일에 출국하여 현재는 에티오피아에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 북한이 만든 티그라친 기념비와 한국이 만든 6.25 참전 기념비 등을 촬영예정이며 에티오피아의 여러 관계자와의 인터뷰가 잡혀 있습니다. 내년 2월 24일부터 뉴욕의 뉴 뮤지엄에서 상영회가 잡혀 있으며, 최종 완성본은 2015년 가을 경에 완성될 예정입니다.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북한 미술을 처음 접했을 때 소회와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느낀점을 말씀해 주십시오. 북한 미술의 아프리카 진출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북한의 미술을 북한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본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북한이 아프리카에 만든 기념물들이나 현충 시설은 상당부분 북한의 김일성 주석 동상, 평양의 현충시설의 레플리카(복사품) 같은 느낌이라 현지에서 반감을 가지고 있는 나라도 많으며 또 다른 나라에서는 북한 동상에 대해 호의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북한의 청동 주조술은 이미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독보적인 기술이며 이런 기술력의 발전은 아이러니하게도 독재자의 우상화작업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또한 북한의 아프리카진출은 과거 70년대 유엔의 표대결 당시 무상으로 건축과 기념비를 건설해주던 김일성 주석과 아프리카 독재자들과의 우호관계에서 나온 결과이며, 현재 아프리카에 진출한 만수대 해외 개발사는 과거의 이런 우호관계를 밑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서면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최원준 CHE Onejoon / 1979 / 서울 

최원준은 그동안 집창촌, 버려진 군사시설 등 끝나지 않은 근대화의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한편 군사정권시절의 트라우마를 비디오와 단편영화로 다루어 왔다. 최근 몇 년간은 아프리카와 남북한의 관계를 통해 북한의 주체미술과 건축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한반도 냉전의 역사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고 있다. 


주요작업으로는 <미아리 텍사스 프로젝트2004-2007>, <타운하우스2006-2010>, <물레2011>, <만수대 마스터 클래스2014> 등이 있다. 서울의 에르메스 아뜰리에, 국립현대미술관, 대만의 타이페이 비엔날레, 프랑스 파리의 팔레드 도쿄, 케 브랑리(Quai Branly) 미술관,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등 국내외에서 50회 이상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만수대 마스터 클래스

2000년 이후 북한은 아프리카에 사회주의 리얼리즘 미술형식의 조각상과 기념비, 건축물을 수출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데 이런 건설사업으로 약 1억6천만 달러 (1천791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70년대부터 현재까지 만수대 창작사 산하의 만수대 해외개발사를 통해 아프리카 약 17개국에 기념비와 건축물을 건설하였다. 이런 사실들은 2010년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세워진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비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세네갈의 압둘라이 와데 대통령의 의뢰로 만수대 창작사와 세네갈의 대형건설회사 아테파그룹이 합작하여 만든 이 대형 기념비는 자유의 여신상보다 6m가 높으며 기념비의 손가락은 미국을 가리키고 있다. 

아프리카에 있는 북한의 건축물과 기념비는 아프리카의 색채보다 북한의 사회주의 리얼리즘형식 ― 주체미술형식 ― 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아프리카에 있는 북한건축과 기념비를 통해 북한 그리고 한반도의 현실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정리: 김영경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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