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권도인 100명, 내년 4월 남북한 종단

정우진 재미 태권도 사범을 중심으로 한 미국 태권도인들이 <태권도 창시 60년>을 맞아 북한에서 진행하는 기념행사에 참가한 후, 비무장지대를 거쳐 한국으로 내려오는 <남북한 태권도 종단>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일 <미국의 소리>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내년 4월 11일 평양에서 열리는 태권도 창설 60주년 기념식에 맞춰 북한을 방문한 뒤 판문점에서 통일을 상징하는 행사를 갖고 곧바로 한국 땅을 밟을 계획이라고 한다.

정우진 사범은 최근 <미국의 소리>와의 통화에서 “오는 4월 평양에서 열리는 태권도 창설 60주년 기념식에 맞춰 북한을 방문한 뒤 판문점을 거쳐 한국에 도착해 무주 태권도원 등을 둘러볼 예정”이라며 “이걸 추진하면서 미국과 북한과 남한에 물어봤다. 세 나라 다 긍정적이고 굉장히 환영한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정우진 사범에 따르면 내년 남북한 방문단 규모는 1백 여 명으로, 현재 50명의 미국 태권도인들이 참가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 행사가 실현되면, 방문단은 내년 4월 8일 북한에 입국하여 10일까지 평양에 있는 태권도전당, 태권도성지 등을 둘러보고 세미나를 한 후 11일 판문점으로 이동해 남북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상징하는 송판 격파 시범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에 들어온 후에는 서울을 거쳐 무주 태권도원, 제주도의 ‘주먹탑(태권도탑)’ 등을 돌아본 뒤 14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들 방문단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넘어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오는 것을 기획하고 있어 이것이 성사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권도인 종단 행사를 기획한 정우진 사범은 평소 “나는 세계태권도연맹과 국제태권도연맹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는다. 태권도는 하나이기 때문이다”며 태권도 통합과 남북 태권도 교류를 설파해 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범은 지난 2007년과 2011년,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미국 순회공연을 성사시키는 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미국 태권도인의 방북이 세계태권도연맹과 국제태권도연맹 사이의 협력과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주목된다.

국제태권도연맹(ITF)은 1966년 최홍희가 창시했다. 1973년 박정희의 3선개헌에 반대한 최홍희가 캐나다로 망명하고 ITF의 본거지를 토론토로 옮기자 한국에서는 세계태권도연맹(WTF)를 새로 만들었고, 이에 따라 ITF는 한국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졌다. ITF는 1980년, 북한에 시범단을 파견했으며 이를 계기로 북한에 태권도가 보급되었다. 북한은 이런 이유로 고(故) 최홍희 총재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2002년 6월 15일 최홍희 총재가 위암으로 사망하자 그를 애국열사릉에 안치하기도 했다. 

현재 태권도는 WTF와 ITF로 크게 양분되어 있다. 이 두 조직을 통합하기 위한 노력은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2014년 9월에는 WTF와 ITF의 사이에 발전적 협력을 위한 의향서를 합의해 현재 WTF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는 올림픽에 ITF 소속 선수들도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등 양 조직의 통합까지 고려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태권도> 명칭은 최홍희 총재가 한국에서 군인으로 근무하고 있던 1955년 4월 11일 직접 작명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인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북한도 이 날을 태권도 창시일로 기념하고 있다. 평양에는 <태권도전당>, <태권도성지>가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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