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오타쿠의 일본이야기] 방사능 싣고 파멸·재앙으로 대질주하는 도쿄올림픽

일본인들이 고백하는 파멸올림픽의 실체
도쿄올림픽을 주관하는 일본의 한 장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올림픽을 통해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 받은 동북 3현의 부흥을 세계에 명확히 발신하는 것이 하나의 큰 기둥이다. 피해지역의 식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등(을 포함해) 모든 아이디어를 살리고 싶다.”

-2019년 9월 26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의 말

​일본 정부는 전 세계를 향해 2020 도쿄올림픽을 보란 듯이 위와 같이 홍보하고 있다. 방사능 유출로 엄청난 피해를 받은 후쿠시마(福島)현의 부흥을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아베 정권)의 주장과 달리 도쿄올림픽은 부흥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나 멀고, 파멸과는 무척 가깝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짚어가 보자.

​우선 후쿠시마의 상황은 대단히 참혹하다. 2011년 당시 멜트다운으로 방사능이 대량 유출된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여전히 방사능이 공기 중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머지않아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출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원전 주변에서는 방사능 피폭으로 제 상태가 아닌 젖소들이 텅 빈 거리를 헤매고 있고, 위험천만한 방사능 오염수도 널려있다.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방사능 제염(徐染)은 고작 흡착지로 오염토를 살짝 걷어내는 시늉에 그친다. 바람을 타고 사방팔방 휘날리는 방사능 분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런 지적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8년이 훌쩍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후쿠시마의 방사능 유출을 뒷받침하는 단적인 사례가 암 발병률이다. 이 지역 일대 아이들의 3500명 이상은 ‘갑상선암 경과진찰’을 받았다고 한다. 9월 26일자 KBS 보도 <[르포] 日 후쿠시마 소아 갑상선암 67배…아이들이 사라진 마을>에 따르면 이 지역 소아 갑상선암의 발병률은 일본 내 다른 곳과 비교해 봐도 자그마치 67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비정상적 수치” 하나만 봐도 ‘후쿠시마산 방사능’이 면역체계가 약한 아이들의 목숨을 겨누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미 우리는 ‘스피드 스케이팅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하시모토 도쿄올림픽 담당상의 입을 통해 “피해지역의 식자재 활용”을 확인했다. ‘후쿠시마 현지인’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도 끔찍한 위협은 마찬가지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현 소재 미나미소마(南相馬)시 시장이었던 사쿠라이 가쓰노부(桜井勝延) 전 시장은 “피해지에서 성화주자가 출발하고 후쿠시마에서 야구나 소프트볼 예선이 열리면 부흥이 진전됐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단순한 퍼포먼스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아베 정권을 규탄한다. 사쿠라이 전 시장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감소한 (미나미소마시 인구) 1만 7500명 중 일할 수 있는 15~64세는 1만 3000명, 0~14세 어린이 세대는 4500명입니다. 또 동일본대지진 전에는 남성과 비교해 여성이 3000명 정도 많았습니다만, 현재는 여성이 5000명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즉 지진 후 피난한 일할 수 있는 세대와 아이를 양육하는 세대가 돌아오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여성과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9년 9월 21일, 일본 온라인매체 <하버 비즈니스 온라인(HARBOR BUSINES Online)>과의 인터뷰에서 사쿠라이 가쓰노부 미나미소마시 전 시장의 말

​처음부터 “후쿠시마 부흥”이라는 거짓으로 점철되어있는 도쿄올림픽은 ‘평화의 축제’는커녕 파멸과 재앙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목숨을 걸어야 할’ 올림픽 따위에 그 누가 참가하고 싶겠는가.

​“도쿄올림픽은 방사능올림픽” 아베 정권에 맞서 싸우는 일본인들

​“일본은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 수습 방법을 아무도 모릅니다. 일본 정부는 대책도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고를 일으킨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도쿄올림픽을 이용하려 합니다. 일본 정부는 사고를 전혀 수습하지 못한 채 사람들까지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이 사실을 알길 희망합니다.”

-2019년 8월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로 핵물리학자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 전 교토대 원자력연구소 교수의 말

​9월 26일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는 방사능 오염지도를 공개했다. 이를 보면 야구 경기가 열리는 후쿠시마 아즈마 스타디움은 ‘즉시 대피구역’으로, 수도권인 도쿄(東京)와 사이타마(埼玉) 일대는 ‘자발적 대피구역’으로 분류됐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우리나라(일본)에 대한 근거 없는 풍평피해(뜬소문, 허위내용 유포에 의한 피해)를 조장하는 움직임은 우려를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위에서 소개된 지도는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해온 일본 시민단체 <모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참으로 얄궂게도 한국 여당이 ‘일본 국민의 도움’을 받아 도쿄올림픽의 실체를 만천하에 공개한 것. 일본 정부로서는 자국민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셈인데, 이런데도 아베 정권은 자국민의 목소리를 깔아뭉개고 모르쇠로 일관이다.

​일본 외무성은 앞서 9월 24일 굳이 주한 일본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후쿠시마, 도쿄 일대의) 방사선량이 서울보다 낮다”고 밝혔다. 굳이 한국의 서울을 콕 집어 ‘한국이 일본보다 더 위험하다’는 어처구니없는 공세를 던진 것이다. 가장 가까운 한국에서 강력히 분출되는 도쿄올림픽 보이콧, 그 여론이 전 세계로 뻗기 전 막아보려는 발악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말이 거짓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고이데 교수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많은 일본인들이 정부의 말이 틀렸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어서 살펴보자. 2017년 일본에서 후쿠시마 사태를 주제로 출판된 저작 <초기 피폭의 증거 –그 피해와 전모>에는 다음의 충격적인 내용이 나온다.

​“정부는 그 데이터를 숨기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웠다. 그리고 지금 ‘사고에 의한 피폭은 제로’라고 전한다. 각지에서 계측(계량 측정)된 공식실험치는 은밀하게 살아있다. …(중략)… 예를 들면 2011년 3월 20일 한 신문은 문부과학성의 계측결과로서 이타테촌(飯舘村)의 잡초에서 총 세슘 500만베크렐 / kg, 요소 256만베크렐 / kg 이상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정부가 지정한) 비과학자 야마시타 준이치(山下俊一) 그룹은 (후쿠시마현 소마(相馬)군) 이타테촌에서 ‘길거리 채소도 물도 안전, 피폭의 걱정 없음’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물론 그들은 잡초의 검출 데이터를 알고 있다. 따라서 사고 후 정부의 기본정책은 주민을 일부러 피폭시키는 것, 그야말로 이 점 하나에 있던 것이다. 당시, 우리들도 정부가 이렇게까지 비도(非道)한 행위를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가) 물렀던 것이다.”

-2017년 11월 8일, 위 책을 읽은 일본인 독자 고바야카와 다카시(小早川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소감

​2019년 9월 출간된 신간 <도쿄올림픽이 초래하는 위험 -지금 그곳에 있는 방사능과 피해건강>에서도 “도쿄올림픽 개최가 참가하는 운동선수나 관광객에게도 초래할 방사선 피폭의 무시무시한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긴급출판!”임을 앞장세우고 있다. 이 책은 그 누구도 아닌 아베의 입을 빌려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지적한다.

​“도쿄올림픽에 대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은 ‘통제되고 있다’며 ‘도쿄에는 어떠한 악영항은 없고, 이제까지 미친 것(악영향)은 없고 이후에도 미칠 리는 없습니다’라고 한 아베 총리의 발언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과학적·의학적으로 규명한다. 도쿄올림픽의 위험을 경고하고 개최에 반대하는 과학자·의사·피난자·시민의 목소리!”

​이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베 정권이 어떻게든 숨기고 싶어 하는 피해자들의 절규를 들어보자.

​“피해자 구제를 위해 제정된 ’원전사고어린이·피해자지원법‘은 핵심내용이 빠진 상태로 올해(2018년) 8월 개정에서는 ‘새롭게 피난할 상황이 아니’라는 문장이 담겼습니다. …(중략)… 우리들은 위급한 주택문제 등을 비롯한 피난 권리보장의 구체적 시책을 정부에 촉구해 갈 것입니다. 또한 전국 각지에 흩어진 피난자의 전국적 연대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2018년 7월, 후쿠시마현 원전 피해자들로 구성된 ‘피해 권리를 촉구하는 전국 피난자 모임’이 밝힌 모임의 설립 취지 중에서

​상황은 분명하다. 일본인들이 나서서 ‘후쿠시마는 되돌릴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절박하다. 거짓은 과연 누가 말하고 있단 말인가. 일본 정부인가? 일본 국민인가? “방사능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under control)”며 도쿄올림픽을 홍보하는 아베에 대해 “아베가 언론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규탄이 나오는 이유다.

​이쯤 되면 아래의 말은 처음부터 자기부정에 기만으로 꽉 들어차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부흥올림픽을 세계에 발신해 후쿠시마·도호쿠(東北)의 아이들이 긍지를 가지고 걸어갈 수 있도록 전력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

-2019년 9월 19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의 말

​평화가 아닌, 방사능을 잇는 후쿠시마 성화 봉송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유튜브를 통해 내놓은 홍보영상에는 일본에서 입지 높은 국민배우 아야세 하루카(綾瀬はるか)가 등장한다. 주제는 <소중한 인연을 잇자 도쿄2020올림픽 성화주자 모집 시작>이다. 협찬을 맡고 있는 건 경악스럽게도 ‘일본생명’이란 이름의 손해보험사다. 아야세는 밝은 웃음으로 전한다. “성화릴레이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에서 대응거점이 된 후쿠시마현 나라하(楢葉), 히로노(広野) 축구시설 J빌리지에서 출발한다”라고.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만, 위 홍보영상은 마치 ‘후쿠시마에 오면 방사능에 피폭될 수 있으니 미리 생명보험에 드세요’라고 광고하는 것만 같다.

​이 같은 ‘방사능올림픽이라는 천인공노할 계획’은 누가 세웠을까.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신의 나라”라는 등 극우망언으로 악명 드높은 전 총리 모리 요시로(森喜朗)다. 이렇듯 아베의 극우사상에 동조하는 인사들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운영을 꽉 휘어잡고 있다. 이미 ‘아베 측근올림픽’이라는 비판이 일본열도를 넘어 세계에서도 무성하다.

​최근, 의사 출신으로 세계적인 방사능 전문가 헬렌 칼데곳 박사는 2019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한국에 경고했다.

​“주요 관광 경로 및 예정된 성화 봉송 경로는 도쿄보다 24.6배 및 60.6배 높은 방사선 노출 수준이었다. 수천 명의 운동선수들이 먹는 음식과 흡입하는 먼지로 방사선에 노출될 것이고 지면에서 나오는 감마선에 노출될 것이다. 이는 수백만 명의 올림픽 방문객들에게도 마찬가지다.”

-10월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울산 북구)이 헬렌 박사와 진행한 서면(e-mail)인터뷰 중에서

​이래서야 ‘평화의 의지를 잇는다’는 성화 봉송의 취지가 무색하다. 성화 봉송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반강제로 방사능 오염물질을 옮기는 지옥도, 이것이야말로 도쿄올림픽의 정확한 실체가 아닐까.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은 예정대로라면 이듬해 7월 24일부터 8월까지 열린다. 도쿄올림픽이 아베 정권의 목적대로 과연 성대하게 열릴지, 또는 전세계적인 보이콧(참가 거부) 움직임이 빗발칠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분명한 점은 우리가 자국민과 세계인을 죽음으로 밀어 넣는 ‘국제 방사능대회’를 결단코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일본의 바로 옆 이웃인 한반도와 전 세계 민중이 나서야 한다. 소중한 가족 친지와 친구들의 건강을 위해, 전 세계인의 화목을 위해 <도쿄올림픽은 재앙덩어리 방사능올림픽>이라는 구호를 손 번쩍 높이 들고 아베 정권과 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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