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면돌파전의 승리는 정신력의 승리”

북한 “정면돌파전의 승리는 정신력의 승리”

– 정면돌파전은 돈과 정신력의 대결

2020년, 북한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선포했다. 정면돌파전은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란 기대를 접고 자력갱생으로 미국의 제재·봉쇄 책동을 파탄시키고 사회주의 승리를 앞당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정면돌파전에 나서며 ‘정신력’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1월 3일 사설에서 “정면돌파전의 승리는 인민대중의 사상의 승리, 정신력의 승리”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북한이 말하는 ‘정신력’이란 대체 무엇일까?

‘백두의 혁명정신’ 강조한 북한

​북한이 전원회의에서 강조한 정신력이란 ‘백두의 혁명정신’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2월 전원회의를 앞두고 백두산 혁명 전적지를 직접 돌아보면서 “언제나 백두의 공격사상으로 살며 투쟁하여야 한다”며 “백두산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말하는 백두의 혁명정신이란 선열들이 항일투쟁을 하던 정신이다. 노동신문은 12월 11일 정론 ‘백두산대학’에서 “쌀 한 알, 소금 한 알, 천 한 조각 구할 수 없는 무인지경, 박달나무도 얼어터진다는 강추위만으로도 인간의 삶을 논하기 어려운 밀림 속에서 발톱까지 무장한 원수(일제)들과 맞서 굴함 없이 싸운 투사들의 초인간적인 생존의 힘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하는 생각이 가슴을 친다”고 했다.

백두산 밀림 속을 헤치며 일제 군대와 싸우기가 분명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노동신문은 “생존의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 물음에 오직 ‘백두산대학’만이 정확한 대답을 줄 수 있다”, 바로 “백두의 혁명정신이다”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원수는 빨치산(항일무장대)도 사람이기에 추워하고 배고파하며 무서운 고통을 계속 가하면 총을 놓을 것이라고 망상하였지만 천만에, 우리의 투사들은 자주성을 명줄처럼 간직한 인간이기에 죽음을 초월하는 무수한 순간들을 이겨내고 기어이 승리했다”며 백두의 혁명정신이란 ▲애로와 난관을 맞받아 뚫고나가는 완강한 공격정신 ▲백번 쓰러지면 백번 다시 일어나 끝까지 싸우는 견결한 투쟁정신 ▲필승불패의 신념과 불굴의 기개라고 말했다. ​

정신력이 강하면 못 해낼 것이 없다 ​

북한은 정신력이 강하면 못 해낼 것이 없다고 말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대를 개척하고 혁명을 전진시키는 힘은 인민대중에게 있으며 인민대중의 무궁무진한 힘은 다름 아닌 사상의 힘, 정신력”이라고 말했다.

흔히 북한이 난관을 극복했던 대표적인 예로 항일운동 당시 ‘고난의 행군’을 든다. 고난의 행군이란 김일성 주석의 항일부대가 1938년 12월부터 1939년 3월까지, 110일 동안 행군한 것을 말한다. 당시 일제는 김일성 부대를 쉬지도 못하게 계속 추격하고 전투를 벌여 말살하겠다는 작전을 세웠다. 일제가 수만 명의 부대를 투입해 김일성 부대를 쫓는 바람에 김일성 부대는 하루에 20번이나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일성 부대는 고난의 행군을 극복했다. 일제는 먹을 것, 입을 것을 계속 보급 받고 교대를 해가며 김일성 부대를 쫓았는데도 김일성 부대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이기게 한 힘이 정신력이라며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정신력이 약하면 승리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피델 카스트로는 평양을 방문했을 때에 김일성 주석에게 항일무장투쟁 때 식량이나 옷, 추위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쿠바는 기후가 따뜻하고 산속에도 먹을 것이 많았기 때문에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진 않았던 것이다. 김일성 주석이 고난의 행군 때의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카스트로가 몹시 탄복하였다고 한다.

김일성 주석은 “고난의 행군과 같은 행군을 한 위대한 역사를 가진 인민들에게는 불가능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행군의 역사를 유산으로 가지고 있는 인민은 어떤 힘으로써도 정복하지 못합니다”라며 “항일혁명 선열들이 고난의 행군과정에 발휘하였던 백두의 혁명정신을 그대로 실생활에 철저히 구현”하면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해방된 후에도 정신력을 발동해 성과를 내왔다고 주장한다. 북한이 1970년대 천리마운동을 할 때는 80km의 철길을 4년에 걸쳐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75일 만에 완료하는 사례가 나왔다. 또, 어느 공장에서는 처음으로 트랙터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고 35일 만에 제작에 성공했다고 한다. 북한은 천리마운동으로 연평균 36.6%의 공업 성장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1990년대에는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이겨내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서거하고 소련 등 사회주의 나라들이 붕괴하며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심지어 3년 동안 홍수와 가뭄 피해가 겹쳐 실제 많은 사람이 죽었을 정도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이 늦어도 3년 안에 붕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북한은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극복해냈다. 다른 나라 같으면 사회주의가 붕괴하거나 정권이 뒤집히고도 남을 일이지만 북한의 국민들은 정권을 지지하며 함께 어려움을 이겨낸 것이다.

우리가 직접 보았던 1996년 강릉 잠수함 사건의 예도 있다. 당시 북한의 잠수함이 동해에 좌초되어 26명의 승무원이 강릉에 상륙했다. 북한의 인민무력부는 훈련 중 표류했다며 송환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송환을 거부하고 연인원 200만 명을 동원해 잠수함 승무원들을 수색했다.

북한의 보도에 따르면 잠수함 승무원들은 포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없어지자 “장수봉 앞, 돌파할 가능성은 없다. 전원 자폭을 각오함.”이라는 무선 통신을 보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북한은 이들을 기리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수십만에 달하는 적들의 포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용감히 싸우다 희생된 25명 전사들의 영웅적 위훈은 오늘도 빛을 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면돌파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런 북한 국민의 정신력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을 이끄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016년에는 국가적인 사업이었던 려명거리 건설이 한창이던 때 함경북도에 큰 홍수가 났다. 김정은 위원장은 려명거리 건설을 중단하고 모든 인력과 장비를 홍수 피해를 수습하는 데 투입하였다.

려명거리 건설자들은 거리 건설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함경북도에 주택 1만1천900여 세대를 두 달 만에 복구해낸 뒤 려명거리 건설도 제 기간 안에 완수해냈다.

2019년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현지지도하여 건설을 지시한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덕온천은 단 1년 만에 완공했다. 어랑천발전소의 경우 지난 15년 동안 70%밖에 건설하지 못했는데,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 이후 역시 1년 만에 완공하는 기적을 이루었다. 노동신문은 ‘경이적인 사변’, ‘신화창조’라며 어랑천발전소 노동자들이 이룬 성과를 극찬하기도 했다.

작년 2차 북미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하노이에 다녀오는 동안, 북한의 주민들은 지도자를 그리워하며 증산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북한 국민의 정신력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 즐기며 살아야 한다(YOLO, 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이 유행하는 다른 자본주의 나라와는 사뭇 다른 건 확실해 보인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결 수단으로 ‘제재’를 선택했다. 미국이 가진 재력으로 북한을 철저히 봉쇄해 힘을 소진시켜 굴복시키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에 맞서 ‘정신력’으로 경제건설에 나서 미국의 제재를 ‘정면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의 북미대결은 이를테면 경제력과 정신력, 물질과 사상, 돈과 인간의 대결인 것이다.

2019년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현지지도 이후 북한에서는 ‘백두산대학’ 열풍이 불었다. 수많은 조선노동당원과 청년, 노동자 등 각계각층이 백두의 혁명정신을 따라 배우기 위해 백두산 혁명전적지를 찾았다. 북한이 국민의 정신력을 총발동하여 정면돌파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나선 것이다.

돈과 인간의 대결인 정면돌파전, 그 승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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