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추악한 미국] 2. 극단적 자본주의 의료시스템이 불러올 참사

미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는 지난 1월 21일 워싱턴 주에서 처음 보고됐다. 미국의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초기에는 주로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였다면 점차로 지역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18일 기준으로 미국의 50개 주 모든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며 전체 확진자는 6,233명이며 사망자는 106명에 이른다.

3월 중순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최악의 경우 코로나19에 미국에서만 1억6,000만~2억1,400만 명이 감염되고 사망자는 20만~170만 명, 심하면 1년 넘게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초반에는 코로나19에 대해 별스럽지 않게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은 국가비상상태를 선포했다. 그리고 1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는 완전히 폐쇄되었고 전 주민들에게 ‘자가격리 명령’이 내려졌다. 또한 뉴욕시도 주민들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한국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왜 그럴까.

미국의 이런 상황은 극단적 자본주의 의료시스템이 불러온 것이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에는 공적 기능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미국의 기본적 의료 체계는 정부가 아닌 병원과 보험사가 운용한다. 미국은 검사·진료·입원 수가가 통일돼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국가에서 의료보험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미국은 선진국임에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장 제도가 없는 나라이다. 

미국의 공적 의료보장에는 메디케어(Medicare)와 메디케이드 (Medicade)가 있다. 메디케어는 일정 기간 이상 사회보장세를 납부한 사람 중 65세 이상 노인, 일부 장애인 등이 가입할 수 있다. 메디케이드는 메디케어를 보완한 형식인데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공동 프로그램으로 주별로 급여 내용이 매우 다양하다. 메디케이드 실시로 그나마 저소득층의 건강 보험 가입률이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민 대부분은 민간 의료보험 가입자거나 미가입자이다. 2018년 기준으로 2,750만 명이 의료보험 미가입자다. 약 미국 인구 대비 8.8%이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저소득층 25%가 의료보험 미가입자다.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해도 안심할 수가 없다. 형편에 따라 민간 보험을 드는데 보험료와 보장 범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실례로 마이애미 남성의 경우 월 180달러(약 21만 원)짜리 보험에 가입해 있었다. 이 남성이 코로나19 검사를 했는데 병원에서 진단비가 3,270달러(약 397만 원)의 청구서였다. 가입한 보험이 그 비용을 다 보장하지 못해 그가 내야 할 금액은 최소 1,400달러(173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는 이른바 ‘쓰레기 보험(junk plan)‘이라 불리는 보험이 있다. 매월 들어가는 보험료는 적지만 보험 보장 범위가 턱없이 좁아 실생활에는 도움이 안 되는 보험이다. 

LA타임스는 올해 초 여론조사에서 미국민 절반이 “웬만큼 아파선 비싼 치료비 걱정 때문에 병원에 안 간다”라고 답했다고 2월 보도한 바 있다.

즉, 이런 상황에서는 질병으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 나라에서 책임을 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지도 코로나19와 같은 대형 감염병이 창궐하면 미국의 의료 체계는 치명적 약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이미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미국이 민간 의료보험 제도를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니 의료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민간 보험사들은 당연히 보험료를 비싸게 책정해야 수익을 남길 수 있다. 결국 저소득층은 의료보험에 가입하기 힘들고 설령 보험이 있다 해도 본인 부담금이 높게 책정돼 병원에 가기 힘들다. 

그래서 미국은 실례로 코로나19만이 아닌 독감에도 취약하다. 독감 백신이 있더라도 비용이 비싸 저소득층 사람들은 백신을 처방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에서 매해 30,000명 이상이 독감으로 사망한다고 밝혔다. CDC는 2020년에 독감으로 30,000명 이상이 사망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 비용 역시 보험 환자는 최소 1,400달러(한국 돈 약 173만 원)이다. 비보험 환자는 3,200달러(한국 돈 약 396만 원)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돈이 없으면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이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지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다 지역 사회에 코로나19를 전파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미국의 전국간호사노동조합(National Nurses United) 로이 홍 조직실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미국의 지역정부는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다. 병원 현장에서는 94마스크도 부족하다. 마스크를 재사용해도 되는지, 재사용하면 안 되는지 등 기본 지침도 없고 정보도 너무 부족하다. 또 미국은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인구 밀도가 높지 않다는 점은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중앙정부의 통제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지금 시애틀 등이 크게 확산돼서 여기에 조치를 취하려고 하면 뉴욕 등에서 발생하고, 이런 식으로 중앙정부에서 통제가 안 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결국 코로나 사태가 오래 가면서 큰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공공의료의 부재와 비싼 의료비로 병원에 가지 못해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는지 모른 채 생활해야 사람들, 중앙 정부에서 통제가 어려운 여건으로 인해 미국이 코로나19의 또 다른 진앙지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김영란 자주시보 기자 ⓒ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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