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의 노골적인 한국총선 개입, 일본의 의도는?

총선 앞두고 날아든 요미우리발 가짜뉴스

“문재인 정권의 코로나 대응은 국민을 현혹하는 선거 선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판명된 감염자가 28명에 그쳤던 13일 ‘국내에서의 방역 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섰다,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략)… 이 때 경계를 풀지 않았더라면 감염자 수의 폭발적 증가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실패는 단순한 낙관이라기보다 총선이 4월 15일로 임박해온 초조함이 초래한 것이다.”

지난 2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국민을 현혹하는 선거 선전>이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우리 정부에 악랄한 비난을 퍼부었다. 발 빠르고 체계적인 코로나19 대응으로 전 세계의 모범이 된 한국을 겨눈 악랄하고 의도적인 가짜뉴스다.

가짜뉴스를 접한 우리 국민의 분노는 그야말로 엄청났다.

22일 기준 포털 다음의 <많이 본 뉴스>에 올라온 관련 기사에는 180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려 이날 1위를 기록했다. “언론이라 하면 국민에게 팩트를 전해야지 지금 니들 나라 상황에 주제넘게 어따 대고 잡소리를 지껄여”, “일본은 한국의 총선에 개입하고 싶어함” 등의 여론이 높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 그동안 일본에서 ‘혐한’을 기조로 한 일본발 보도는 줄기차게 쏟아져왔지만 이번만큼은 그 심각함이 다르다.

무엇보다 시기가 그렇다. 앞서 우리 국민이 정확히 지적했듯 한국은 첨예한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 요미우리의 ‘한국 여당 무너뜨리기’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요미우리의 칼럼은 총선 개입이라고 규정 내릴 수 있다. 이 점은 일본 내 요미우리의 위상, 해당 칼럼이 어떤 방식으로 나왔는지를 두 가지로 짚어 살펴보면 더더욱 잘 알 수 있다.

첫째, 요미우리는 일본에서 최대 발행부수(2019년 상반기 기준 하루 발행량 809만9445부)를 자랑하는 우익 세력의 ‘큰형님 격’ 신문이다. 한국으로 치면 조중동으로 이야기되는 보수 신문 중에서도 1위 조선일보에 해당하는 신문이 요미우리다.

국내에는 극우성향 산케이신문발 혐한 가짜뉴스가 잘 알려져 있는데 요미우리의 위상은 산케이와는 다르다. 날마다 반문재인·혐한 가짜뉴스를 쏟아내는 산케이는 일본 내에서도 출처가 불분명한 ‘찌라시’ 수준이라는 평이 많지만, 요미우리는 그에 비해 정론지로 평가받는다. 즉 문재인 정부를 직접 겨눈 요미우리의 공격은 산케이와 그 무게가 다르다는 얘기다.

돌아보면 요미우리는 지난 1월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4월 총선 전 서울을 방문, 여당(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라는 보도를 내며 총선에 간섭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타국 총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최근의 칼럼은 대단히 이례적이며 한참 도를 넘었다.

둘째, 도요우라 준이치(豊浦潤一) 요미우리신문 서울지국장이 자신의 이름을 건 칼럼을 작정하고 냈다는 점이다. 요미우리는 자사에서 제일가는 ‘한국통’을 내세워 논란과 파장을 감수하고서라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격을 강행했다.

이는 한국 여당을 비롯해 일본의 역사왜곡과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진보개혁진영의 총선 패배를 노골적으로 노린 것이다. 또한 한국 내 아베 정권의 편을 드는 일부 친일세력을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

외교관계로 비유하자면 주한대사급인, 일본 유력 신문의 서울지국장이 총대를 멘 것이다. 일본의 1등 신문으로서 요미우리가 가지는 ‘무게’와 ‘신뢰감’을 바탕으로 국내외 혐한정서 확산의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1등 신문은 왜 그랬나?…아베와의 수상한 유착

여기까지 보면 물음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나름 정론을 지향하는 일본의 1등 신문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선을 넘을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 말이다.

우선 요미우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끈끈한 유착관계를 꼽을 수 있다. 과연 요미우리와 아베 총리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아베 총리는 지난 2017년 5월 국정운영에 관한 야당 의원의 질문에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잘 읽어보라”라고 해 유착 논란을 자초했다. 뿐만 아니라 아베 총리는 지난해 요미우리신문 그룹 회장을 스위스 주재 일본 대사로 임명하며 요미우리와의 사적 친분을 드러냈다.

더불어 요미우리의 최근 칼럼은 나날이 극심해지고 있는 아베 정권의 언론 통제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베 정권은 코로나 사태를 핑계로 특별조치법(계엄령)을 무리하게 통과시켰는데 이전보다 수위 높은 언론 통제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13일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주시하면 실마리가 잡힌다.

“이 (특별조치)법은 총리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NHK 등 및 민방에 대한 보도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이 조항으로 아베 정권은 보도 통제를 가속화할 것이고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 등 언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다.”

호사카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아베 정권의 보도 통제 이후 그동안 한국의 코로나 대처를 긍정적으로 설명해온 일본의 개인병원 의사가 방송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일본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잘 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 속 등장한 요미우리의 총선 개입 칼럼은 심상치 않다.

요미우리는 칼럼에서 “문재인 정권이 총선에서 패하면 남은 임기 2년이 ‘레임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을 뒤집은 아니꼬운 문재인 정부’가 망하길 바라는 아베 정권이 총공격용 스피커로 요미우리를 활용한 셈이다.

조중동이 함께하는 ‘혐한전선 요지경’

강조하건대 아베 정권과 맞서는 한국 내 진보개혁진영의 패배와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수구적폐세력의 승리가 저들의 목적이다. 아베와 요미우리로 대표되는 일본 극우세력의 혐한전선이 폭 넓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일본 극우세력의 공격이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의 일본어판 가짜뉴스로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순서를 살펴보자면 문재인 정부의 반일정책·코로나 대응 실패에 열을 올리는 한국판 가짜뉴스가 일본에 소개, 일본어로 번역된 가짜뉴스가 다시 우리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보수진영이 혐한으로 하나 되어 <가짜뉴스 퍼 나르기>로 우리 정부를 공격하고 있는 이 상황,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까.

돌이켜보면 이런 한일 보수언론들의 혐한전선 속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일본 불매운동을 줄기차게 이어오고 있다. “토착왜구 척결” “국회 국산화” “총선은 한일전” 등의 구호도 드높다.

보도·칼럼이라는 가면을 쓴 요미우리의 총선 개입은, 오히려 정반대로 우리에게 이번 총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닫게 해준 듯하다.

일본 1등 신문이라는 요미우리, 괜한 한국 참견은 말고 아베 정권의 코로나 사태 은폐를 비판하는 품격이나 보여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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