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n번방, 그리고…검찰의 선거개입 시나리오

검찰과 채널A 기자가 공모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대표 측과 만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리 정보를 달라고 협박했다는 사실이 MBC 보도로 밝혀졌다.

1. 사건의 재구성

보도를 따라 사건을 재구성해보자.

#1.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공모

사건은 채널A 기자와 검사의 공모로부터 출발한다. 채널A 기자는 이철의 대리인에게 자신이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추정되는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과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들려줬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검사장 “언론에서 때려봐. 당연히 반응이 오고 수사도 도움이 되고 이거는 당연히 해야 되는 거고 양쪽(검찰과 언론)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 채널A 기자 “돈이야 어차피 추적하면 드러나니까 가족이나 와이프 처벌하는 부분 정도는 긍정적으로 될 수 있고.”
  • 검사장: “(이철에게) 얘기 들어봐. 그리고 다시 나한테 알려줘. 수사팀에 그런 입장을 전달해 줄 수는 있어. 수사를 막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양쪽에 도움이 되는 거니까.”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과 채널A 기자가 이번 사건을 사전에 공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

채널A 기자는 검사장과 대화를 나눈 뒤 이철 전 대표에게 4통의 편지를 보내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철 전 대표는 신라젠이라는 기업에 대한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 중이다. MBC는 이 편지를 입수해 공개했다. 편지의 일부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2020년 2월 17일, 첫 번째 편지

  • 현재 검찰은 신라젠 수사를 재개했습니다. “확실하게 수사하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도 있었습니다. … 윤 총장이 직관하는 만큼 수사는 과도하게 이뤄질 것입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유시민 이사장 등 정관계 핵심인사 관련 의혹이 궁금합니다.

2020년 2월 20일, 두 번째 편지

  • 가족의 재산까지, 먼지 하나까지 탈탈 털어서 모두 빼앗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왜 대표님이 과도한 책임을 모두 떠안아야 될까요.…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유시민 이사장 등 정관계 핵심인사 관련 의혹이 궁금합니다.

3월 5일, 세 번째 편지

  • 검찰의 수사 의지는 확고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유시민 이사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강연과 행사참석 대가로 얼마를 받았는지, 이후 주식 매입에도 관여했는지 궁금합니다.…
  • 정관계 핵심인사들로 검찰의 칼날이 향할 가능성이 확실한 상태이기에 대표님의 말씀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물론 과거 뜻을 같이하셨던 분들이지만 지금은 다들 살기 위해 대표님을 모함할지 모릅니다.

3월 10일, 네 번째 편지

  • 대표님도 ‘카드’가 있을 것입니다. 유시민 전 장관 등 정관계 인사에게 강연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건넨 내역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요.…이는 가족의 실형 선고를 막는 데에 적절한 카드가 될 것입니다.
  • 대표님께서 생각하실 시간은 3월 중순까지 15일 정도 남았다고 말씀드립니다.(글쓴이 주: 제시한 마감시한은 3월 25일 즈음이었던 셈이다)
  • 야권이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정권이 바뀔 가능성도 높기에 대표님께서도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셨으면 합니다. 수사는 생물이며 검찰 역시 이런 정국을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건 때가 있는 법입니다.

편지에서는 채널A 기자가 유시민 이사장에게 매우 집착하고 있으며 유시민 이사장의 비리 정보를 얻기 위해 이철 전 대표의 가족을 볼모 삼아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치 정치스릴러 영화처럼 채널A 기자는 이철 전 대표를 노골적으로 위협하며 협박하고 있다. 누구든 이런 편지를 받는다면 가족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심각한 공포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3. 채널A 기자와 이철 측 대리인의 만남

이철 전 대표는 대리인을 보내 채널A 기자와 직접 만난다. MBC 보도에 따르면 채널A 기자는 이철 측 대리인에게 검찰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이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과 대화한 녹음 파일을 직접 들려주기도 했다.

이철 측 대리인은 채널A 기자와의 대화를 녹음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녹취록을 입수해 채널A 기자가 한 발언의 요지를 공개했다. 다음은 그 일부이다.

  • 이 대표님,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 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
  • 유시민의 인생은 종치는 것이다. 문대통령의 지지율이 끝없이 추락하고 다음 정권은 미래통합당이 잡게 된다.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그 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하시면 된다.

채널A 기자는 이철 측 대리인을 직접 만나자 자신의 목적을 적나라하게 밝혔다. 채널A 기자와 검찰이 이철 전 대표를 협박한 목적은 바로 “다음 정권은 미래통합당이 잡게” 하기 위한 것이다.

녹취록을 통해 검찰과 채널A가 사전에 시나리오를 준비했음을 알 수 있다. 설령 사실이 아닐지라도 사건을 조작해 ‘만들어’내려고 했다.

이철의 용기와 김어준이 맡은 공작 냄새

이철 전 대표는 채널A의 협박에도 검찰에 협조하지 않고 협박받은 사실을 세상에 폭로했다. 만약, 이철 전 대표가 채널A와 검찰에 협조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유시민 이사장과 함께 여권은 비리를 저지르는 부도덕한 집단이 되었을 것이고 여권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을 것이다. 정치권은 유시민을 보호하려는 사람과 등 돌리는 사람으로 나뉘어 사분오열했을 것이다. 여권은 총선에서 대패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또한 박근혜의 국정농단 사건에 비견될 만큼 커다란 정치적 시련을 겪었을 것이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월 20일, 일찌감치 미래통합당이 1당이 되면 문재인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도 정해진 수순이었을 것이다.

물론,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질 수도 있고 유시민 이사장은 무죄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녹취록 요약본에서 나오듯 검찰과 채널A의 목표는 ‘총선’이었다. 훗날 사건의 진실이 알려져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일 뿐이다.

이철 전 대표가 협박 받은 사실을 폭로했기 때문에 ‘검찰이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이철 전 대표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검찰이 이번 시도가 무산됐다고 해서 순순히 ‘미래통합당이 다시 집권하게 만들겠다’는 시나리오를 포기했겠냐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김어준이 제시한 음모론이 눈에 띈다. 미래통합당이 4월 5일 “우리 당에 n번방 연루자가 있다면 정계에서 완전히 퇴출시키겠다”고 발언했는데, 이를 두고 김어준이 “공작의 냄새가 진하게 난다”고 말했다. n번방에 여권 관계자가 있다는 사건을 조작해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김어준이 음모론을 제기하자 거의 모든 언론이 김어준에게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김어준이 제기한 음모론이 현실 가능성 없는 마냥 허무맹랑한 이야기일까?

김어준이 말한 음모론은 실제로 최근 검찰이 ‘협박’과 ‘조작’까지 하면서 사건을 터트리려고 했다는 걸 생각하면 무심히 흘려들을 수는 없는 ‘합리적 의심’이다.

게다가 미래통합당에서도 김어준이 맡았다는 공작 냄새를 더욱 진하게 만들어주는 발언이 나왔다.

이진복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이 4월 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잃을 게 없다. 하지만 저쪽은 터질 게 있다. 우리가 희망적이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저쪽에서는 그것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쓸 거다. 구체적으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나올 것’이라는 표현만 쓰겠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진복 총괄본부장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 무언가가 ‘나올 것’이다. 김어준은 이 ‘나올 것’이 n번방이 아니겠냐고 추론한 것이다.

어떤 정치세력이든 n번방 사건에 연루되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n번방 연루설이 터져 여론이 여권에 등을 돌리게 되면 협박에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 검찰의 놀이터가 만들어진다.

이철 전 대표 협박 사건에서 볼 수 있듯 검찰이 사건을 조작하는 데서 사실관계는 중요하지 않다. 긴 재판 끝에 사실이 아니란 것이 밝혀져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재판이 있기 전에 n번방 연루 의혹이 4.15 총선을 뒤덮을 것이기 때문이다. 채널A 기자의 말대로 야권이 총선을 휩쓸 것이고 문재인 정부 탄핵도 가능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가능성, 특감반원의 아이폰

n번방 말고도 검찰이 터트릴 것으로 보이는 유력한 사건이 있다. ‘울산 시장 비리 수사 사건’, 소위 ‘하명수사’ 사건이다. 검찰은 울산 시장의 비리 사건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선거 개입을 위한 하명 수사’로 몰아가고 있다.

검찰이 ‘울산 시장 사건’에 대해 한창 수사하던 2019년 12월 1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특별감찰반원이 윤석열에게 “가족을 배려해달라”라고 부탁하는 유서를 쓰고 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검찰이 이 특감반원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가족을 볼모로 협박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오늘날 이철 전 대표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

검찰은 ‘울산 시장 사건’ 수사를 위해 자살한 특감반원의 아이폰을 입수했다. 검찰은 특감반원의 아이폰에서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을 찾아내고자 했다.

그러나 아이폰은 해킹하기가 무척 어렵고 애플 본사도 비밀번호 해제에 대해선 협조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검찰은 특감반원의 아이폰을 찾아놓고도 비밀번호를 풀지 못하고 있었다. 검찰은 그림의 떡처럼 특감반원의 아이폰을 구경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검찰이 3월 30일 특감반원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었다. 검찰이 청와대를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재료를 확보한 것이다.

이상한 것은 검찰이 3월 30일에 아이폰 비밀번호를 해제하고도 4월 7일 현재까지 어떠한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수사 상황을 발표하는 행태도 아직 없다.

지금까지의 검찰이라면 아이폰에서 설사 대단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마치 어마어마한 의혹이 드러난 것처럼 침소봉대하며 여론몰이를 했을 것이다.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하나만 주면 알아서 하겠다는 검찰이 아닌가. 그런데 왜 여태껏 조용한 것일까? 검찰이 ‘시기’를 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국민이 이긴다

검찰과 채널A의 이철 협박 사건은 적폐들이 이번 총선을 위해 무슨 짓까지 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번 총선은 촛불국민에게도 중요하지만 적폐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선거이다. 적폐 정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재기할 수 없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도 이번 총선은 매우 중요하다. 윤석열은 자타공인 공수처 1호 수사대상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의 장모와 아내는 각종 사기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 적폐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서 공수처를 폐지해줘야 윤석열이 살아남을 수 있다. 적폐 정당이 공수처 폐지를 제1호 공약으로 내건 것은 우연이 아니리 검찰과 맺은 혈맹의 징표이다. 정치권과 검찰의 ‘적폐’ 카르텔이 있는 것이다.

적폐들이 협박에 사건 조작까지 하고 언론과 단단히 유착해 있는 등 적폐 카르텔을 보면 매우 힘이 센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검찰이 협박과 사건 조작까지 하는 건 그만큼 적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애초에 적폐들은 2019년 조국 사태를 일으키며 진작에 정국을 뒤집어 놓으려 했다. 적폐들은 조국 사태를 터트린 후 겨울 즈음에 문재인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들어서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위대한 촛불국민이 있다. 국민이 검찰개혁 촛불을 들어 적폐들의 시도를 저지했다. 4.15 총선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적폐들은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아마도 이번 총선에서 적폐들이 승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 적폐 청산 의지가 무척 강하기 때문이다.

벼랑 끝으로 몰린 적폐들은 이대로 가만히 앉아서 죽길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사건을 터트릴 가능성이 크다. 그 사건이 무엇이 될지는 모른다. n번방이나 울산 사건, 혹은 또 다른 어떤 사건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 어떤 사건이 터져도 흔들리지 말고 단결해 적폐와 맞서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적폐를 청산할 수 있다.

총선이 이제 7일 남았다. 역사에 남는 중요한 7일, 그야말로 영화의 절정과 같은 7일이 될 것이다. 적폐들이 그 어떤 수를 쓰든 결론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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