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찰 ‘압색’에 정의연 물어뜯는 일본 극우

정의연 공격한 산케이 사설과 한국 검찰의 압수수색

한국 검찰의 대대적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압수수색과 맞물려 일본 극우세력의 ‘윤미향·정의연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 검찰의 정의연 압수수색에 발맞춰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에 적나라한 공세를 가하는 일본 극우세력의 예민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특히 혐한·극우성향으로 잘 알려진 산케이신문은 사설과 기사를 총동원해 윤미향 당선인 사퇴에 잔뜩 열을 올렸다.

20일, 산케이에서 하루에 나온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을 다룬 사설과 기사는 합쳐서 5꼭지다. 외국 소식, 그것도 특정 시민단체 소식 하나에 과하게 집중한 것이다.

산케이는 이날 오전 5시 <위안부단체 반일집회 그만두고 소녀상 철거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반일 증오의 상징인 소녀상을 시급히 철거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정의연의 의혹이 분출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좌시하지 말고 조사 등 적절히 대응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산케이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 “여당 측에는 윤미향 씨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반일’이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건 통하지 않는다. 의혹을 명확히 밝혀야만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산케이가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의 전쟁범죄를 잊지 말고 후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알려나가자는 취지의 소녀상을 “반일의 상징”으로 규정한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을 겨눠 하나하나 훈수를 놓는 모습도 가관이다. 종합하자면 산케이의 보도방식은 한국에 ‘감 놔라 배 놔라’하는 적나라한 주권침해, 내정간섭이다.

30년 가까이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위안부 범죄’의 진상을 국제사회에 알려온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을 표적 삼은 일본 극우의 노골적인 공세. 이는 일제의 최대 치부 ‘위안부 문제’의 진상을 알려나간 ‘걸림돌’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을 제거하라는 일본 극우세력의 주문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여기서 더 심각한 건 한국 검찰의 태도다.

같은 날 오후 5시 30분쯤 한국 검찰은 정의연 사무실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길원옥 할머니가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했다. 많은 국내 언론이 산케이의 사설을 기사화해 국민의 분노가 커진 뒤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검찰은 ‘일본 극우세력과 동조한다’는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연 공격과 역사왜곡…일본 극우의 보도 난동

산케이의 보도행태는 한국으로서는 굉장히 모욕적인 언사다. 그동안 한국을 향한 혐한 보도가 있어왔지만, 이토록 국회의원 당선인 한 명과 특정 시민단체를 향해 금도를 넘어선 융단폭격 식 악성보도는 전례가 없다.

이러한 산케이 보도는 아베 정권의 심중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연초와 7월, 산케이 단독보도라는 형태로 평화헌법 개헌 추진, 한국을 겨눈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처음 알린 바 있다. 산케이의 정의연을 겨눈 표적 공격을 늘 있는 혐한 보도로 넘겨서는 안 될 이유다.

산케이와 같은 후지산케이그룹 계열인 민영방송 FNN도 일제히 정의연 공격에 나섰다. 20일 FNN 프라임 온라인은 “정의기억연대는 일본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주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개최하는 등 한국의 반일운동을 대표하는 단체”라고 설명했다.

와타나베 야스히로(渡邊康弘) FNN 서울지국장은 <한국 정부 전 고위관리가 말하는 금기 ‘위안부와 지원단체는 이익·손해관계가 다르다’>라는 제목의 다른 기사에서 “문제의 본질은 정의연의 부정 그 자체가 아니다. 정의연이 한일관계에 미쳐온 영향”이라며 이명박 정권 당시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지원단체인 정대협이며 그 활동방침은 한국 정부가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피해자중심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미향 당선인은 위안부합의를 뼈대로 일제의 천인공노할 범죄를 덮으려 기획해온 아베 정권을 찌르는 강력한 무기다. 윤미향 이사장이 정의연의 전신 정대협에서 활동을 시작한 뒤 일제 패망 이후 40여 년 동안 ‘금기’였던 위안부 범죄의 봉인이 해제됐다. 정의연의 영향력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위안부 피해자들과 함께 진상을 밝히는 강력한 연대를 낳았다.

그 결과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일제의 위안부 범죄를 명백한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고 일본 정부에 “위안부 범죄 인정”을 촉구해왔다. 줄곧 과거사를 부정해온 집권 자민당, 일본 정부로서는 대단히 곤혹스러운 지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특히 윤미향 당선인이 적극 지원해온 평화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는 생전 세계 곳곳에서 일제의 만행을 알리며, 역사 왜곡 없는 젊은 세대의 내일을 염원하며 힘껏 싸워왔다. 영화 <김복동>으로 기억되는 김복동 운동가의 삶은 위안부 범죄를 고발하는 살아있는 역사다. 이야말로 정의연이 ‘진정한 피해자중심주의’를 뒷받침했다는 증거다.

그만큼 일본 극우세력에게 윤미향 당선인의 국회 진출은, 자칫하면 전쟁범죄를 부정하는 일본의 역사왜곡 시도가 송두리째 뒤집힐 수 있는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일본 극우 잡지의 간판 슈칸분슌(주간문춘)도 때를 같이해 정의연 비방에 가세했다. 슈칸분슌의 인터넷판 분슌온라인은 20일 기사에서 윤미향 당선인과 ‘북한의 내통 의혹’이라는 근거 없는 색깔론을 꺼내들며 “북한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손해배상 목소리가 올라가는 것은 필시. 정대협의 목적도 거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정권이 그 흐름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입김이 큰 공영방송 NHK, 통신사 지지통신도 일제히 정의연 압수수색 소식을 전하며 윤미향 당선인을 향한 부정적 시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들 언론의 보도에도 “정의연이 위안부합의를 파탄 내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있다.

정의연 논란은 일본 극우, 친일 언론, 한국 검찰 작품

일본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란 박근혜 정권 당시 위안부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건넨 10억엔을 화해·치유재단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위안부 범죄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솔한 사죄는 전혀 없다. 지금도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터져 나오는 “위안부는 돈을 벌기 위한 조선인의 자발적 매춘”이라는 표현이 이를 증명한다.

‘정의연 논란’에 관해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수상쩍은 움직임이 포착된다.

앞서 19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이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한반도 사진이 걸린 집무실을 공개한 점을 주시해보자. 하필 정의연 논란이 불거진 시기, 아베 정권이 일본 극우세력에게 ‘일본은 한반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국가’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했던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분명한 사실은 한국 검찰 발 정의연 압수수색이 일본 극우세력의 정의연 해체·역사왜곡 시도에 명분과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연이 회계 심사를 알아보던 도중 갑작스럽게 12시간 동안이나 벌어진 한국 검찰의 압수수색, 그리고 윤미향·정의연 흠집내기에 총력을 다해 가세한 일본 극우세력.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이는 ‘정부·여당 인사를 향한 선택적 수사’, ‘윤석열 장모 사기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려 물타기가 절실한 검찰, 한일 위안부합의 복원과 정의연 해체를 원하는 일본 극우세력의 이해관계가 맞닿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쯤에서 일본 극우세력에게 정의연 공격 논리를 제공하는 한국 언론의 보도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겠다. 국내 언론은 위안부합의 이행을 강조하는 친일 조중동을 선봉으로 일본 극우세력에게 ‘위안부 범죄’를 뒤덮고 한국을 공격할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다수 언론이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의 회계부정, 무도덕성을 기정사실로 한 악의적 왜곡 보도를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게 과연 정상적인 상황인가. 미래통합당 등 일제의 전쟁범죄를 미화해온 친일 세력들이 자신들의 친일 언동에는 입을 싹 닫고, 물 만난 고기처럼 정의연 공격에 가담하는 현 상황을 도저히 정상으로 볼 수는 없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일제의 만행을 긍정하는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이명박·박근혜 정권 인사들의 친일본색을 전달해야 맞지 않을까. 일본 극우세력은 산케이를 앞세워 ‘위안부 범죄를 조선인의 자발적 매춘으로 규정하기 위한 역사 싸움’을 단단히 걸어왔다. 언론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국민이 나서서라도 일본 극우와 국내 토착왜구의 연계를 막아야 한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지키는 길은 일본 극우와 국내 친일 세력, 그에 결탁한 정치검찰의 연계를 철저히 끊어내야 가능해진다. 그렇게 되면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의 배경과 진상도 바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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