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설치’ 검찰개혁·적폐청산을 위하여

발목 잡힌 공수처…어디까지 왔나

본래 지난 7월 15일 출범 예정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미래통합당의 볼썽사나운 방해로 자꾸만 미뤄지고 있다. 몽니를 부려대는 미래통합당 때문에 21대 국회는 지난 16일, 48년 만에 최악의 늑장 개원을 했고 공수처도 좀처럼 첫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공수처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는 기구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수사 대상은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선관위 공무원, 판사 및 검사 등을 포괄한다. 이밖에 광역지자체장, 장성급 장교, 금융감독원 원장 등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선출직·고위 정무직 공무원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공수처 설치에는 공정한 대한민국과 적폐청산을 향한 국민의 염원이 담겨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반발과 시간끌기로 공수처장과 수사관 등 조직의 인선조차 마무리되지 못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국회에서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4명 선정해야 하는데, 미래통합당이 자기 몫의 후보 2명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의 시계를 멈춘 가장 큰 책임은 미래통합당에 있다. 이는 공당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명백한 직무유기다.

지난해 12월 30일, 미래통합당을 제외한 20대 국회는 민의에 따른 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여론이 60%를 훌쩍 넘을 만큼 국민의 호응이 뜨거웠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공수처 설치를 집요하게 방해했고, 지난 2월 20일에는 기어이 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앞으로 헌재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최소한 몇 달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공수처 출범이 하염없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래통합당이 왜 이렇게까지 사활을 걸고 공수처 설치를 막으려 드는 것인지 그 배경에 강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김진태 전 의원이 “공수처 통과되면 다 잡혀간다”라고 고백(?)한 적 있듯, ‘도둑이 제 발 저린 것 아니냐’ 하는 의혹이 거세다. 그동안 친일행위와 부정부패로 국민을 착취하고 재산을 불려온 미래통합당 인사들의 ‘패가망신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수처 출범에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미래통합당의 꼴사나운 모습은 공수처를 막을 마땅한 명분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무엇보다 지난날 판사 출신인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심재철, 이재오, 김성태 전 의원 등 미래통합당 중진들이 공수처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예전에는 공수처 설치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면서 이제 와서 “헌법에 위반한다”라며 강짜를 부려대는 미래통합당의 주장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특히 미래통합당이 비난 여론을 감수하며 21대 국회 개원을 막아온 것도 공수처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는 여론이 높다. 미래통합당이 공수처를 가로막을수록 내부의 부정부패가 뿌리 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이다.

공수처의 사명…검찰개혁·사법부 견제·적폐청산

공수처 설치는 검찰개혁을 위해서도 절실하다. 우리는 앞서 살펴봤듯 공수처법에 그동안 무소불위 기소권과 압수수색 영장을 휘둘러온 검찰이 수사 대상으로 적시되어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와 더불어 공수처의 진면목은 검찰개혁에 있다. 그동안 어떠한 범죄 의혹을 받아도 빠져나가던 검찰을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기 때문이다. 검사, 판사, 변호사로 구성된 공수처 수사관들은 기소권을 틀어쥐고 오만방자했던 검찰을 견제할 힘을 받게 된다.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당장,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담당한 검찰 수사팀을 떠올려볼 수 있다. 재판부에서 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임을 인정할 만큼 증거가 뚜렷했지만 검찰은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그밖에도 검찰은 유우성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조작한 수사팀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더구나 현재 ‘윤석열 검찰’이 언론·미래통합당과 깊숙한 유착관계에 있다는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검찰은 피의사실공표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언론에 조국 전 장관과 가족 수사 사항을 흘려 ‘범죄자 만들기’에 나섰지만, 조국 전 장관의 범죄 혐의가 없음이 법정에서 소명되고 있다.

이밖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에 항명하면서까지 채널A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수사에 개입하려 든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이런 점들을 볼 때 언제까지 검찰만 수사와 기소에서 기름장어마냥 쏙 빠져나가는 검찰예외주의 작태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나경원 전 의원은 딸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 12번이나 고발됐지만 검찰의 수사는 고발인 조사를 끝으로 완전히 멈춰 섰다. 미래통합당 의원 상당수의 ‘금배지’가 걸린 패스트트랙 수사도 감감무소식이다. 여권을 향한 선택적 수사와 달리, 유독 미래통합당 인사들을 향한 너른 관용은 도저히 납득될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은 위와 같은 정치검찰의 뻔뻔한 작태를 보며 분개했다. 공수처는 검찰의 해당 수사팀이 어떤 근거로 위 사건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지, 피고와 유착관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등 사안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등 검찰에 견제구를 던질 수 있다.

공수처는 민의와 정반대로 특정세력의 편을 드는 반민주적 정치검찰을 제어할 수 있다. 이렇듯 공수처는 ‘검찰공화국’이라는 악명을 쓴 대한민국의 질서를 바로 다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구다.

또한 공수처 설치는 해괴망측한 판결을 내놓는 사법부(판사)를 제어하는데도 지대한 역할을 한다. 잘 알려졌듯 재판부는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막대한 이득을 챙긴 손정우에 “부양가족이 생기고 반성하고 있다”라며 풀어줬다.

또 마약을 밀반입한 홍정욱 전 의원의 딸 A씨에게는 “유명인의 자식이지만 그와 같은 이유로 선처를 받아서는 안 될 뿐 아니라 더 무겁게 처벌받아서도 안 된다”라며 “일반 사람과 동일하게 판단했다”라고 선심 쓰듯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렇듯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사법부의 모습에 국민의 분노는 컸다.

공수처는 판사들이 위와 같이 내놓는 얼토당토 않는 판결에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지 수사와 기소에 나설 수 있다. 그를 바탕으로 개혁에 힘이 실려 사법적폐의 만행도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공수처는 정치권과 검찰, 사법부에 똬리를 틀어온 적폐를 청산하는데 탁월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반칙, 부패가 넘쳐나는 세상과 작별을 위하여

“윤석열 아웃! 검찰개혁 ! 공수처 설치! 조선일보 폐간! 언론개혁!”

코로나19 사태 속 격주 토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촛불문화제에서 터져 나오는 국민여론이다. 촛불시민들은 국민의 등골을 파먹는 적폐들을 청산하기 위해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을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다만 이대로는 많이 미흡하다. 현재로서는 공수처가 설치된다고 하더라도 신속하고 시의적절한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행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의 조직 구성은 수사와 기소를 지휘하는 공수처장을 비롯해 수사관 25명에 불과하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말하듯 공수처의 규모는 “검찰 조직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공수처가 2000명이 훌쩍 넘는 검찰을 상대로 균형을 맞추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공수처가 미래통합의 주장처럼 검찰과 미래통합당에 대한 ‘마구잡이식 수사’에 나설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은 1987년 이후 20년 넘도록 이어져온 국민의 바람이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의 반대로 공수처 설치와 구성이 과연 언제 이뤄질 수 있을지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런 때일수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가장 주효한 건 촛불시민들의 목소리다. 검찰개혁과 그에 뒤따르는 적폐청산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시민들이 지속해서 여론을 만들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우리가 국회를 압박하고 관련 대책을 촉구하자. 그럴수록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은 눈앞으로 바짝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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