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특별기획] 2. 한국 사회에 침투된 미국의 대변자 ‘검은 머리 미국인’

1945년 9월 8일 미군이 38선 남쪽 지역에 들어왔습니다.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을 시작으로 한국 사회에 숱한 압력과 간섭을 가해왔습니다.

미군 주둔 75년을 맞아 미국과 주한미군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살펴보며,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해 제대로 정립하고자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가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2. 한국 사회에 침투된 미국의 대변자 ‘검은 머리 미국인’

◆ 미국의 대변자 ‘검은 머리 미국인’

“청와대와 기무사 안의 일들을 미국에서 모두 알고 있었다”

영화 ‘공작’의 실제 주인공이자 안기부(국가정보원) 북파공작원 출신인 박채서 씨가 2018년 8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박 씨는 과거 육군 소령 계급으로 한미합동정보대에 근무했던 당시를 회고하면서 “미국 선임정보관이 임기가 끝나 미국으로 떠나면서 ‘나는 비록 미국 국녹을 먹고 있지만 피는 한국 사람 피다’며 ‘정신 차려라, 한국 사람들. 한국 사람들 정신 차리라’고 경고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40여 년간 일해 왔던 협조관의 도움을 받아 미국 스파이를 추적한 결과 “386명까지 파악했다”라고 폭로했다.

또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협조관은 최소한 이것보다 한 4배에서 3배는 더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라면서, 정치・경제・문화・군사・체육계・연예계 거의 모든 분야가 망라돼 있다고 했다. 한국 사회에 침투된 ‘검은 머리 미국인’ 1,000여 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의 비윤리적 행태를 담은 기밀문서들을 공개하여 폭로하는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미 행정부에 충성하는 검은 머리 미국인들이 다수 등장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FTA 협상 대표였던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현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약제비 절감 방안에 대해 미국에 유리한 내용이 관철되도록 “죽도록 싸웠다(fighting like hell)”라고 했다.

미국계 초국적 제약회사에 불리한 ‘약가 적정화 방안’이 한국에서 시행되지 않게 노력했고, 이 정책이 청와대와 논의 중이란 것을 미국 대사관에 미리 귀띔까지 해줬다고 한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결정이 난 이명박 정부 시절 한미FTA 중심에 서 있었던 김종훈도 미국의 이익을 대변한 검은 머리 미국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당시 한미FTA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김종훈은 머리 검은 미국인”이라며 “2006년 협상이 시작될 때 4대 선결 조건을 내주는 대신 우리나라는 무엇을 얻느냐고 질문했을 때,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민들의 바람이었던 유통법과 상생법이 한-EU FTA에 어려움을 준다면서 상생법 통과를 저지하려 했던 김종훈은 국민보다 외국 기업의 이익이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김 전 본부장을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은 1945년 9월 8일 이 땅에 들어와 70년 넘게 우리 사회를 간섭해왔다.

미국이 그간 친미정권을 앞세워 친미세력들이 미국을 최우선시하는 정책을 집행하도록 관여해 온 정황은 여러모로 드러나 왔다. 미국은 이들 친미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경제원조를 제공했다.

1977년도판 ‘합동연감’에 따르면, 미국은 1945년부터 1979년까지 한국에 총 103억 6,800만 달러의 군사원조를 단행하였고, 44억 3300만 달러의 경제원조, 17억 7,000만 달러의 기술원조를 했다.

미국의 원조를 받으면 돈을 쓸어 담을 수 있었다. 그래서 자연히 미국에 충성했고, 미국은 이를 이용해 대한민국에 친미파를 육성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계승된 친미정권의 계보는 김영삼이 뒤를 이었고 이명박, 박근혜 친미정권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겉은 한국인이지만 속은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른바 ‘검은 머리 미국인’이 필요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U. C. Berkeley) 구인광고판에는 미국중앙정보부(CIA) 한국지부의 신규인력 채용 광고가 걸렸는데, 지원 자격은 “1. 한국인일 것”이었으며 두 번째 자격은 “2. 한국어에 능통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행세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 한국에 간섭하는 미국과 검은 머리 미국인을 몰아내야

2018년 남북 정상의 세 차례 만남으로 남북관계는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했다.

하지만 남북관계 발전을 우려한 미국은 자국의 승인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강력한 통제에 나섰다.

2018년 9월 평양정상회담이 끝나자 미국 재무부는 국내 시중은행 7곳에 전화해 “북과의 금융 협력 재개는 미국의 정책과 불일치한다”라며 대북 제재 준수를 강력히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후 10월 13일부터 7박 9일간 유럽을 방문하며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한 뒤부터는 미국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10월 하순에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9월 평양정상회담 때 방북한 국내 대기업에 “재무부의 의뢰로 곧 대북 사업 계획에 대해 콘퍼런스 콜(전화회의)을 진행할 예정이니 관련 자료 준비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더욱이 미 재무부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그해 5월 설치한 북 연구센터의 설립 목적을 캐물었고, 신한은행 내 통일 연구 동호회인 ‘북을 연구하는 COP(Community of Practice)’에 대해 캐물었다. 농협은행에는 영업 중단 상태인 금강산 지점의 현황과 영업 재개 추진 여부를 묻고, 대북 제재 준수를 강요하기까지 했다.

지금 미국은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을 통해 매년 국내 탈북단체에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2016~2019년 4년 동안 탈북단체에 총 1천122만 2천533달러(대략 원화 135억 원)를 지원해왔다. 이들의 가장 큰 돈줄은 미국이다. 미국을 믿고 반북 활동을 서슴없이 일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처럼 검은 머리 미국인을 키우는 방식과 탈북자 단체들처럼 돈을 이용해 한국 사회의 여러 분야에 간섭과 통제를 하고 있다. 우리가 한국의 검은 머리 미국인들을 뿌리 뽑고, 미국의 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야 평화통일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

박한균 자주시보 기자 ⓒ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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