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특별기획] 3. 방위비 분담금으로 본 주한미군의 주둔 문제

1945년 9월 8일 미군이 38선 남쪽 지역에 들어왔습니다.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을 시작으로 한국 사회에 숱한 압력과 간섭을 가해왔습니다.

미군 주둔 75년을 맞아 미국과 주한미군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살펴보며,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해 제대로 정립하고자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가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3. 방위비 분담금으로 본 주한미군의 주둔 문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5조 1항은 “합중국 군대의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는 합중국이 부담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미국이 선심을 쓰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에 시설과 구역을 제공하면 미국이 주한미군 유지 경비를 부담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91년 미국과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맺고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기로 한다. 이것이 이른바 방위비 분담금이다. 주둔 비용은 협정으로 규정하였으나 예외 사항을 두어 우리나라가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이렇게 방위비 분담금을 제공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방위비 분담금은 매년 증가 해왔는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은 2019년에 1조 389억 원으로 2018년 대비 8.2%로 증가했다. 미국은 올해는 2019년의 5배에 해당하는 6조 원 정도 인상을 요구했다. 인상액뿐만 아니라 인상 내용도 문제다. 기존에 없었던 주한미군 인건비와 군무원·가족 지원 비용, 국외 주둔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까지 포함해 주한미군 주둔 경비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을 뛰어넘어 사실상 미군의 한반도 주둔 비용 전액을 떠넘기려는 행위가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정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한국은 막대한 돈을 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군대를 (한국에) 보내고 그곳에 들어가 그들을 방어한다. 그들은 아무런 돈도 내지 않는다. 우리는 얻는 게 하나도 없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우리가 공짜로 보호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자신들은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한 채 자신들만 돈을 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그 비용은 모두 한국이 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미국은 지난 시간 동안 호구 짓을 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당장이라도 한국에게 주둔비 전부를 부담시키거나 아무런 이득이 없음으로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호구가 아니다. 얻는 이익이 없으면서 공짜로 보호해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액션 포럼’은 2016년 미국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에 대한 보고서 따르면 한국의 분담률은 41%였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016년 청문회에서 한국의 분담률이 50%가량이라고 했다. 시설과 구역을 제공받고 거기에 경비 분담을 50%나 시키니 사실 호구는 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더 많은 비용을 내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이 꼭 미군이 주둔하는 해당국에 막대한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볼 때, 한국에서 미군의 ‘갑질’은 유독 두드러진다. 필리핀은 1976년부터 미군이 철수를 선언한 1992년 전까지 미군에게 기지 사용료를 받은 바 있다. 또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마나스 미군 기지가 주둔했던 시절에 미국이 기지 사용료를 지불했다. 이처럼 미국은 주둔 목적에 따라 사용료를 지불하기도 하였다. 주한미군도 주둔 목적에 따라 비용 부담의 주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주둔 목적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주한미군은 왜, 누구를 위해 대한민국에 주둔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다. 현대 국가의 군대는 국가의 안전 보장과 자기 이익을 최우선시한다. 세계의 평화와 안보 등 어떤 명분을 내세우든지 간에 결국 군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자국의 군대가 타국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더욱이 자기 군대가 해외에 주둔한다면 100%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이다. 따라서 주한미군 역시 근본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한반도에 주둔하는 것이다.

친미보수주의자들은 미군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고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보호해주기 위해서 우리나라에 주둔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군은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보다는 세계의 평화를 파괴하는 일을 더 많이 했다. 이라크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없애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켰으나 실상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 전쟁 결과 미국은 석유와 중동의 영향력을 차지했다.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보호해준다는 것도 허상이다. 우리나라를 보호해준다는 명분으로 주둔하면서 사실상 북침 공격 훈련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 훈련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훈련 내용은 북한 점령 등 공격성을 띠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시행되는 ‘작전계획 5015’에는 핵심시설 선제타격과 북한 지도부 참수 작전 등이 포함되어 있어 한미연합훈련 시 한반도는 전쟁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한미군은 우리나라를 전쟁 위기로부터 보호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쟁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주한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면서 얻는 미국의 이익을 살펴보면 주둔 목적이 더 분명해진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대한민국 주둔으로 동북아시아에 정치,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주한미군은 러시아, 중국, 북한 등 현재 적국이나 잠재적 적국에 대하여 견제하고 압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은 최전선에서 적대국의 정보를 수집, 감시하며 유사시에는 전초기지, 선봉 부대로 주한미군을 활용하고 있다. 또 동북아지역의 다른 미군들과 연합하여 한국, 일본, 대만 등 동맹국에 대한 관리도 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미국은 주한미군을 통하여 동북아시아에서 정치적, 군사적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주한미군을 지렛대로 전쟁 무기를 우리나라에 판매하여 경제적 이익도 취한다. 우리에게는 동맹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사실상 강매이다.

주한미군의 주둔은 우리에게 고통이다.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이 안보에 도움 준다는 미명 하에 받는 피해는 심각하다. 우선 주한미군 범죄가 심각하다. 미군이 주둔한 이후로 매년 수천 건의 미군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소파협정으로 인하여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어 미군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 주한 미군의 환경오염도 주요 문제 중 하나이다. 용산을 비롯한 전국의 미군 기지가 환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역시 소파협정에 막혀 제대로 된 환경조사 한번 하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최근에 주한미군의 코로나 19 방역에도 심각성이 나타나고 있다. 주한미군에 대한 검역, 방역주권을 행사할 수 없어서 주한미군에 의한 코로나 19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북침 공격 훈련을 계속하기 때문에 한반도 전쟁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단순히 돈 문제만은 아니다. 물론 당장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돈을 얼마를 내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이 주한미군의 주둔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은 단순한 돈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주한미군은 본질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위해 우리 땅에 주둔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우리의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고 있으며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불러올 뿐 우리의 국익과 안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으로 우리를 위협한다면 우리는 주한미군은 이 땅을 떠날 것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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