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북한 전망①]다자간 정상외교가 예상되는 해

5월 북-러 정상회담 주목

2015년 북한 대외관계에서 단연 주목받는 부분은 바로 5월 북-러 정상회담입니다. 오는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한다고 러시아가 공식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된 후 첫 해외 방문이며 러시아는 물론 다른 여러 나라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지난해 북-러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이뤄진 것에 이어 올해 정상회담까지 하면 북-러 관계가 역대 최고조로 상승할 것입니다.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군사교류입니다. 1월 31일자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가 올해 북한과 군사회담은 물론 합동군사훈련도 실시한다고 합니다. 북한은 군사주권 문제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외국 군대와 합동군사훈련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북-러 합동군사훈련이 실제 진행된다면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충돌하면서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 라진항 일부 부두에 러시아 해군이 정박할 수 있도록 북-러 사이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더욱 주목이 됩니다. 

군사교류뿐 아니라 경제·문화·과학 등 다방면에서도 발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월 22일자 <러시아의 소리> 보도에 따르면 갈루쉬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지난해를 “대북 사업의 준비기간”으로 규정하며 “올해는 북한과의 합의사항들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 말했다고 합니다. 북한 철도 현대화사업에 이어 최근 북한 전력망 현대화사업도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북한을 방문하는 러시아 기업인들에게 복수비자를 발급해주고, 루블화로 교역하기로 합의했다는 뉴스도 나옵니다. 또 북-러 기업협의회를 구성한다고도 하네요.

3월 북-미 충돌 우려

미국과의 관계도 관심이 모입니다. 올해 초 북한이 미국에게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제안을 했는데 미국이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월 22일 유튜브와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김정은 제1위원장도 1월 말 공군·해군 연합훈련을 지도하면서 “미친개들과는 더는 마주앉을 용의가 없다”면서 미국을 맹비난했습니다. 4일에는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같은 내용을 반복했습니다. 아무래도 대화보다는 충돌이 예상됩니다. 

한편 중국을 방문했던 성김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월 30일 베이징에서 “북한 측은 내가 이 지역에 올 것을 알고 있었고 핵 관련 진지한 대화의 기회가 될 것임을 이해하고 있었으나 불행하게도 이번 여행 중 우리는 만나지 못했다”며 북한이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2월 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김성이 이번 아시아 방문기간 우리와 만날 의향을 표시한 데 대하여 평양에 오라고 초청까지 하였다”면서 미국이 대화를 회피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3월 초 예정된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 과정에서 북-미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북한인권문제도 북-미 사이의 대화를 가로막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가 통과되자 북한은 미국의 반북정책의 일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인권결의의 바탕이 된 탈북자 신동혁의 자서전에 오류가 있음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2월 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신동혁이 거짓증언을 인정했으므로 북한인권결의를 무효로 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결의를 철회하면 인권분야 대화와 협력을 적극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남북관계 변수 많아

연초에 북한이 신년사에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회담도 못할 리유가 없습니다”라고 밝히면서 많은 이들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남북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일단 북한은 한미연합 전쟁연습 중단, 흡수통일 추진 중단, 체제모독 중단, 기존 남북합의 존중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일부가 대북전단살포를 통제하겠다고 했는데 마치 북한의 요구에 화답한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미국 인권재단(HRF) 관계자들까지 와서 대북전단살포를 강행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역시 미국의 대북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중단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5월에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면 모스크바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대체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결정된 뒤에 판단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렇게 볼 때 올해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에 많이 의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 다변화 눈에 띌 듯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북한은 세계 여러 나라들과 관계 수준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에도 북한 외교 관계자들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을 순방하고 유엔총회에 외무상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했는데 이런 흐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북한인권결의가 통과된 상황이라 유엔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주목받는 일정은 4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릴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반둥회의) 60주년 기념 행사입니다. 지난 1월 26일 인도네시아 일간지 <콤파스>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리드완 카밀(Ridwan Kamil) 반둥시장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반둥회의는 북한이 중시하는 비동맹운동의 시발점으로 반둥회의 10주년 기념행사에 김일성 주석이 참석한 사례가 있으므로 실제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김정은 제1위원장 취임 후 첫 외국방문과 정상회담이 5월이 아닌 4월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올해가 다자 정상외교를 활발히 하는 해가 될 수 있겠지요.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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