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일 중국이 북한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요구를 거부했다는 소식이 한국 언론을 강타했습니다.
마침 3월 26일 한국정부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AIIB에 가입하겠다는 공식발표를 했기 때문에 이 소식은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례적으로 연합뉴스, 연합뉴스TV, 뉴시스, 중앙일보, 서울경제, 조선일보 등 한국의 주요 언론사 및 SBS, MBC, KBS 등 3개 공중파까지 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은 영국 인터넷 매체 <Emerging Market(이머징 마켓)>의 중국 외교 소식통 정보에 의한 것입니다.
익명의 소식통은 북한이 지난달 중국에 특사를 보내 진리췬 AIIB 임시사무국 사무국장에게 AIIB 가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가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당일 밤 9시 러시아 언론매체 <Sputnik(러시아의 소리)>가 중국 외교부 공식 입장을 보도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어 “북한 가입(을 중국이) 거절(했다는) 정보를 접하지 못했다”며 “AIIB는 개방적이고 포괄적 기구로 아시아 인프라 건설 협력을 위해 가입을 원하는 모든 국가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Emerging Market(이머징 마켓)>의 보도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한국 언론들은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공식입장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몇몇 언론에서 중국외교부가 “AIIB는 가입을 원하는 모든 국가들을 환영한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외교부가 “명확한 입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중심으로 보도했습니다.
공식적인 중국 외교부 입장은 보도하지 않으면서 출처가 불명확한 영국의 한 언론의 보도는 대서특필하는 한국 언론의 모습. 이것이 과연 국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언론 본연의 자세가 맞을까요?
<북한 홍역> 보도에 이어 <북한 AIIB 가입 요청에 중국 거부> 보도까지 한국 언론들의 신중한 북한 소식 보도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김혜민 수습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