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Kang 방북기31]북의 개인농이 협동조합으로 진화된 과정

재미동포 CJ Kang께서 2014년 9월 3~11일 북한을 방문하였습니다. 

NK투데이는 필자와 협의 아래 방북기를 연재합니다. 

필자의 승인 아래 원문의 표현 가운데 일부를 한국 실정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외부 기고는 본사 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나의 하와이에서의 개인농 경험을 통하여 자본주의 사회에서 농사를 지으며 의식주를 해결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시키면서 여유있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지난회에서 살펴보았다. 

나의 경우 개인농을 하자면 땅을 빌려야 하고, 트랙터와 거기 부착해서 사용하는 각종 농장비들, 그리고 트럭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비용만 해도 5만 달러 정도였으니 그걸 융자로 구입해서 매달 갚아나가는 비용과 농가로 사용하는 주택의 원금과 이자를 갚는 비용을 합하면 매달 2천 달러 정도의 지출을 해야 한다. 

비료값과 농약품 값도 많이 드는데다 날씨가 좋을 때 마쳐야 하는 작업을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일꾼을 써야 하고, 수확기엔 더 많은 인부를 대어서 추수를 해야 하니 매달 수천 달러가 들어간다. 

농사가 잘되고 가격이 좋아야만 얼마의 수익을 낼 수 있는데 농사는 개인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잘 짓는다 해도 가격은 지난 회에서 거론한대로 절대로 농민들의 뜻과는 관계없이 정해지는 것이었으니 농사가 잘되어도 가격이 낮으면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것이다. 그래 제대로 된 협동조합이 불가능한 개인농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모두가 농장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부조국의 협동농장을 살펴보는 것은 아주 의미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제2의 고난의 행군’ 시절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이후 북은 식량이 부족한 문제를 거의 해결한 상태다. 이제 가뭄이나 홍수처럼 외부적인 요인이 있어도 거의 해결해나갈 길을 열어놓았다. 

내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는 3개월 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하였는데도 어느 산간벽지에도 가물어서 말라 죽은 농작물을 보지 못했다. 큰 비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댐의 수위를 낮췄는데 그 이후에 석 달 동안 비가 오지 않아 수력발전소로 전력을 생산하는데 차질이 있어 도시의 전기사정이 좋지 않을 만큼 가물었는데도 농촌의 들판은 황금물결을 이루었고, 산속의 옥수수는 더욱 푸르렀던 것을 보았다. 

1970년대에 이미 농촌의 수리화가 완공되었지만 제2의 고난의 행군시절에 천재지변으로 황폐해졌고 그 보수와 정비가 불충분했던 것을 거의 해결해가는 중이며 이제 북은 자연흐름식 물길공사를 진행중이고 천재지변에 충분히 대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개인농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이런 공사는 협동농장으로 운영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이제 북의 농촌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알고 나면 도시에 비해서 농촌은 살기 어려운 곳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될 것이다. 내가 평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거기에 비해서 북에도 시골은 살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북의 인민들은 자신의 고장을 잘사는 곳으로 만들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온 곳이다. 

내가 평양호텔에서 면담을 하며 대화했던 정기풍 교수는 북부조국의 개인농이 어떻게 협동조합으로 진화되어갔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6.25 전쟁 이후 북의 농촌 또한 크게 파괴되었다. 무엇보다 농사를 지어야 할 사람들이 많이 죽었고, 그 가운데 남자들이 많이 죽었다. 총각들뿐만 아니라 처녀들도 군대로 나갔고 농촌의 소들도 군대에 징발되었다. 농사지을 땅은 넓은데도 경작할 사람이 적은데다 농가들은 농사를 지을 준비마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정기풍 교수는 “밭에 범이 새끼를 치게 생겼다”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였다면서 당시의 파괴된 농촌을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은 이제 제 땅을 소유하는 것에 대해서 해방 직후 같은 큰 애착이 없어졌다. 땅은 있어도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농민들이 이제 황폐해진 땅을 다시 일구고 농작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서로 도와야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북부조국의 협동농장의 당시의 명칭은 협동조합이고 이후에 협동농장으로 바뀌게 된다. 협동조합은 1953년에 정부가 장려할 무렵 이런 농민들의 필요에 의하여 빠르게 확산되어갔다. 협동조합을 권하면서 농사를 어울려서 같이 짓고, 김도 같이 매도록 하는 한편 협동조합에다 정책적으로 비료나 트랙터를 먼저 지원해주었고 판매까지 지원해주었다. 군대와 노동자들을 동원하여 농사를 돕거나 저수지를 만들어주는 것도 협동조합에 우선적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처음엔 서로 잘 아는 이웃끼리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이후에 부락단위로, 그리고 리단위로 협동조합은 커져갔다고 한다.

개인농이 협동조합에 들게 된 것은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자원해서 가입하는 방식이어서 들 사람은 들고 안들 사람은 안들었지만 들지 않고 개인농으로 버티는 것은 결국은 엄청나게 손해가 되는 일이 된 것이다. 심지어 아이들도 협동조합에 부모가 들지 않으면 동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처음엔 각자의 이기심으로 개인농을 고수하던 사람들도 협동조합의 일이 훨씬 더 편하고 그 수입이 더 높은 것을 깨닫게 되자 너도나도 협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북은 1956년 경에 개인농이 모두 협동조합으로 바뀌게 되어 인민들이 단결하여 함께 의논하여 농사를 계획하고 힘을 합하여 농사를 짓고 생활터전을 더 좋은 곳으로 바꿔나가는 기초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내가 거론했던 토지, 트랙터, 연료, 비료, 종자, 노동력, 주택 등등 내 수입의 대부분이 농사를 짓기 위한 비용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것들 모두를 무료로 국가에서 지원해서 해결해준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농산물 가운데 아주 일부 (알곡의 경우 30%, 남새는 바치는 것이 없음)만 나라에 바친다고 하니 이런데도 북부조국의 농촌이 도시에 비해서 살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을까? 

유치원과 탁아시설을 포함한 교육과 의료 등 사회보장까지 잘되어 있으니 지금보다 조금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더욱 기계화되고 자동화 된다면 북의 농촌과 농민들은 협동농장 혹은 국영농장을 통하여 아무 걱정 없이 더욱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호에서 협동농장 현장을 둘러보며 실제로 그 돌아가는 형편을 보고 들은 대로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2014.12.16.)

CJ Kang

미국 시애틀에서 <사람사는 세상 시애틀 한마당>(hanseattle.com)을 공동운영하고 있으며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시애틀 모임> 대표를 하다가 현재 고문으로 있다. 또 유권자민주연대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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