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핑턴포스트 “현영철 숙청·처형설에 의혹제기”

국정원이 발표한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 처형설과 관련하여 논란이 이는 가운데 허핑턴포스트 해외판에 국정원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연달아 올라왔습니다.

5월 18일 허핑턴포스트UK(영국판)에는 프랙키스카 메갈로디(Fragkiska Megaloudi)의 글 ≪A General, a ‘Nap’ and an Execution: How the Media Report on North Korea≫(장군, 낮잠과 처형: 북한에 대한 언론 보도 방법)이 올랐습니다. 메갈로디는 이 글에서 국정원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매갈로디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회의시간에 낮잠을 자고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불복종했기 때문에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소개하면서 이 주장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낮잠을 잤다는 것의 근거로 4월 26일 <로동신문>에 실린 사진을 꼽지만 이것과 관련해 미국의 <ABC>방송은 해당 장면이 잠든 모습을 찍은 것인지 불분명 하다고 지적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관련하여 이전에 거짓으로 드러난 사례들을 짚었습니다.

매갈로디는 장성택이 처형당할 때 개 100마리에게 물려 죽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 처형설도 언급했습니다. 매갈로디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도 밝혔는데, 2013년 6월 현송월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처형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을 때 매갈로디는 평양에 있었다고 합니다. 처형설이 나기 직전인 3월 8일, 매갈로디는 평양에서 열린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했는데 이 때 임신한 현송월의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매갈로디 기자는 현송월의 처형설을 접했을 때 그 어떤 언론에서도 현송월의 임신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자신은 (현송월 임신 사실도 모르는 사람의 주장인) 현송월 처형설을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실제 현송월은 1년 후 모란봉악단의 단장으로 재등장해 처형설이 틀렸음을 보여주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외에도 매갈로디는 김철 전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모르타르에 매장돼 처형되었다는 이야기가 뚜렷한 근거 없이 퍼진 사건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워싱턴포스트>의 잘못도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난 실업과 노숙문제를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를 영국의 한 여행가가 “자본주의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이 겨울에 새와 눈을 먹고 산다”고 엉터리로 또는 풍자적으로 번역, 더빙하는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워싱턴포스트가 이 여행가의 번역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이 영상을 소개하면서 북한이 미국 사회를 왜곡하고 있다고 보도한 사건이 있었던 것입니다.

매갈로디 기자는 북한 관련 보도는 적절한 것 보다는 자극적이고 끔찍한 것을 위주로 보도된다며 북한 관련 보도에서는 저널리즘의 표준이 잊혀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거의 정보를 의심하지 않아 북한은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곳이 되었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한편 허핑턴포스트US(미국판)도 ≪What’s Behind All The Reports Of North Korea’s Purges And Executions≫(북한의 숙청과 처형에 대한 보도의 이면은 무엇인가)라는 글을 통해 북한에 대한 보도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한국과 국제 미디어에 잘못된 보도가 나오는 빈도를 고려했을 때,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과 같은 머리모양을 강요당한다거나 고위급 인사들이 화염방사기로 처형당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회의적인 태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처형설과 관련하여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현영철이 김정은 제1위원장 기록영화에 계속 등장하고 있음에도 그가 ‘처형’ 또는 ‘숙청’됐다고 국정원이 발표한 것은 정보 분석의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현영철이 해임되거나 과오를 범했을 때 생산현장에 내려가 노동하며 반성하도록 하는 혁명화조치를 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사실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미확인 정보가 국정원에 의해 공개되고 거의 모든 언론 매체에 선정적으로 보도됨으로써 또다시 남북관계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신중한 북한 보도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이동훈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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