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64명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북한을 ‘핵무장 국가’라 불렀고 “선제공격이나 선전포고를 강행하기보다는 깊이 있는 논의를 거치는 게 먼저”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 협상에 나서기를” 요구했다.
또 역대 미국 정부들도 군사 옵션을 고려했지만 “궁극적으로는 평양으로부터의 반격 행위라는 용납할 수 없는 위험 때문에 군사적 선택을 배제하도록 결정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미국에 조성된 전쟁위기감
한반도 위기라고 하면 북한의 ‘미사일 도발’만 생각하는 우리에겐 낯선 풍경이다.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외부에서는 북한이 아닌 미국이 전쟁을 개시할 것이란 우려를 하는 것일까?
미국 민주당은 지난 1월 25일에도 대통령의 핵무기 선제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새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트럼프 대통령. ⓒMICHAELVADON@MICHAELVADON.COMM

이때만 해도 야당의 정치공세 정도로 치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선제핵공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정부 인사들의 발언은 전쟁과 협상이 혼재된 상태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북 선제공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영광’이라고 했다.
이런 엇갈리는 발언이 나오는 것은 북한을 혼란스럽게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2일 인터뷰에서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과거 이라크 모술을 폭격할 당시 넉 달 동안 공습을 예고했던 사실을 비판했다.
이 때문에 상대방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는 것이다.
한 달째 훈련 중인 항공모함
그렇다면 미군이 실제 보이는 모습은 어떨까?
일단 논란 많던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4월 29일 동해에 진입, 한 달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한미연합훈련을 진행 중이다.
훈련 중인 칼빈슨호. ⓒLt. Mitchell

거기다 6월 초부터 다른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를 추가해 2대의 항공모함으로 합동훈련을 진행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항공모함 전단 하나로도 웬만한 나라와 전쟁을 치를 화력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무력시위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 투입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항공모함은 미사일 요격용이 아니므로 결국 북한에게 전쟁 압박을 넣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미국의 저명한 민간전략연구소 ‘지정학적 미래들(Geopolitical Futures)’의 설립자 조지 프리드먼 회장은 22일 미국 올란도의 한 강연에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먼은 두 항공모함이 이미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백여 대의 전폭기들이 매일같이 공격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트럼프 해외 순방이 끝나면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전쟁 징후로 미 CIA가 북한임무센터(Korea Mission Center)를 신설한 점을 들 수 있다.
CIA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북한임무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는데 기존에 존재한 10개의 임무센터는 모두 지역이나 대륙을 대상으로 하며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임무센터를 만든 건 처음이다.
CIA는 세계 곳곳에서 반미국가, 반미조직을 파괴하는 공작을 해왔으며 특히 각종 암살, 테러, 태업, 폭동유도 등을 통해 반미국가를 혼란에 빠뜨려 미군이 손쉽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게 사전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악명을 떨쳐왔다.
최근 북한은 한미 정보기관이 북한 지도부 암살 작전을 추진해왔다고 주장했는데 이와 관련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절대 전쟁 못한다?
물론 전쟁이 발발하면 상상을 초월할 피해가 발생하는데 과연 미국이 전쟁을 감행할 수 있겠냐는 낙관론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전쟁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일단 미국의 처지가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전쟁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점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123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무기거래 계약을 체결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정상회담 중인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오랜 경제침체에 세계적 패권 추락을 겪고 있는 미국은 중동에서 여러 전쟁에 개입했지만 천문학적 비용만 썼을 뿐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비판하면서 중동 대신 동아시아로 시야를 돌리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전쟁을 한다면 북한과 중국이 대상이 될 텐데 중국보다는 북한이 덜 부담되는 상대일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최근 몇 년 동안 전략무기 분야에서 빠른 성장을 하고 있어 더 늦기 전에 억제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기도 하다.
또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정권 안정 차원에서 국민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고자 무리하게 전쟁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한편 전쟁의 피해에 대해 미국과 우리는 관점이 다르다.
4월 26일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선제공격 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 편에는 그런 우려가 있지만, 다른 한편 북한이 핵 목표를 달성하고 공격하면 아주 많은 한국인들과 일본인들, 미국인들이 사망할 수 있는 상황도 있다”며 한국 방어는 ‘극적인 도전’이라고 답했다.
전쟁을 일종의 도박처럼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일단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실물로 확인한 게 아니므로 미국이 도박을 할 수가 있다.
대부분의 피해는 한국과 일본이 입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볼 수 있고, 전쟁으로 한국과 일본의 생산시설이 붕괴하면 미국 경제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설사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한다 하더라도 아직은 ICBM이 많지는 않을 것이므로 드넓은 영토를 가진 미국 입장에서는 해볼만 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과거 냉전 시기 소련과의 핵전쟁을 가정한 미국의 작전계획을 보면 자국민이 핵공격을 당하더라도 전쟁에서 승리할 수만 있다면 핵전쟁을 불사한다는 미국 정책결정자들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정책결정자들이 핵전쟁을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는지를 꼬집은 풍자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한 장면.

의도치 않은 전쟁도 가능하다
끝으로 전쟁을 의도하지 않더라도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현재 전쟁을 하겠다고 결단하기보다는 전쟁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 논 상태에서 무력시위를 통해 북한을 굴복시켜보겠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더라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단 최대한 무력시위를 하려고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미국의 작전이 북한에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한은 미국이 무력시위로 위협할수록 더 강경한 대응을 통해 기선을 제압하려는 전통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서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무력시위의 수위가 올라가 걷잡을 수 없게 되면 사소한 충돌이나 군사적 움직임이 오해를 낳고 판단 실수로 이어져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전쟁을 막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문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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